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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호 2015년 9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성명훈 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장

세계 향한 대한민국 의료 선봉장, 현지에서 능력 인정


세계 향한 대한민국 의료 선봉장, 현지에서 능력 인정
5년간 UAE 대통령실로부터 1조원 운영비 지급받아






성명훈(의학76-82)동문은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의료의 선봉장이다. 지난해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위탁운영을 시작한 아랍에미리트(UAE)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성 동문과 문답했다.


셰이크 칼리파 왕립병원(SKSH;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은 UAE 대통령이 국가통합을 위한 지역사회 기부 목적으로 설립한 2백48병상 규모의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라스알카이마에 위치해 있다. 5년간 UAE 대통령실로부터 1조원의 운영비를 지급받고 있으며, 암, 심장, 신경계질환 등에 중점을 둔 3차 전문병원이다. 현재 의사 90명, 간호사 2백80명을 포함한 755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한국 의사는 52명이다.(8월 말 기준)


성 원장은 성공적인 현지 정착에 무척 고무돼 있었다. “SKSH는 지난 8월 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만에 외래를 오픈, 5개월만에 첫 수술로 개심수술을 성공하고 지난 2월 정식 오픈식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은 UAE 대통령실과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SKSH는 UAE 전역의 1, 2차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를 전원받고 있으며, 전원 환자의 약 15%는 UAE가 아닌 타국가 병원에서 전원 받을 만큼 현지에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먼 타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데에 난관은 없었을까. “초기에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중동의 ‘인샬라’ 문화의 차이, 의사소통 등이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1년간 호흡을 맞추며 서로의 스타일을 알게 됐고, 그 간극은 많이 좁혀졌다고 생각합니다.”


SKSH는 29개국의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근무한다. 구성원 각각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과 병원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성 동문에게 가장 큰 이슈로 남아있다. 보통 이슬람 국가는 술을 엄격하게 금하고 생활면에서도 제약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은 어렵지 않을까.


“엄격한 규율에서 생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아랍에미리트는 종교적, 문화적으로 상당히 개방된 나라입니다. 특히 병원이 위치한 라스알카이마 독립국은 일부 허용된 장소에서는 음주가 가능하고, 자유무역지역에는 다양한 종교 시설도 들어와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항이 많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은 글로벌 리더의 기본 매너라 생각합니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한국 직원들에게는 특히 절제된 생활을 권하고, 복장에 있어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현실화되기까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분명 아니다. “2008년 국제사업국장을 맡은 후 50여 차례 넘게 UAE를 방문했습니다. 자신감과 패기로 도전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과 바뀌는 정책으로 많은 프로젝트가 무산되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끈질긴 도전 끝에 2014년 세계 유수 병원과 경쟁하며 수주 운영자로 선정됐습니다.”


무척 더웠을 것만 같은 사막국가에서의 여름에 대해 “어느 때 보다도 바쁜 1년을 보내다보니 더위를 체감할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는 성 동문의 답과 “후배들이 아늑한 진료실이나 보장된 미래에 안주하는 삶보다는 도전하는 삶이 주는 행복을 알아가길 바란다”는 그의 조언에서, 세계무대에서 그가 가지는 책임감과 리더십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었다. <최세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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