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호 2014년 5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아시아N 이상기 발행인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황금보트상 수상 한국과 아랍권 가교 역할 높이 평가
아시아N 이상기 발행인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황금보트상 수상
한국과 아랍권 가교 역할 높이 평가
이상기(서양사학 81-87) 아시아N 발행인이 최근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황금보트상(Golden Boat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랍문화 교류 증진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인물에게 수여되는 것으로, 이 동문은 한국인 최초 수상자다. 이번에 함께 수상한 인사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빈 파이살 알사우드(Khaled bin Faisal Al Saud) 왕자, 이집트의 모피드 시합(Mofeed Shihab) 해양장관, 인도의 사이드 자항기르(Sayed Jahanghir) 교수 등이 있다.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낸 이 동문은 아시아 전문 온라인 매체 아시아N(www.theasian.asia)과 월간지 『매거진N』을 창간해 아시아 전역은 물론 아랍사회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특히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아랍어판을 개설했고, 아랍권 대표 시인 수아드 알 사바(Suad Al-Sabah) 쿠웨이트 공주의 시집을 『쿠웨이트 여자』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실크로드의 연결점, 다시 아랍과 동아시아”
지난 4월 30일, 서울 혜화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이 동문은 “쿠웨이트 정부가 매년 아랍권 언론인, 학자,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알 아라비 매거진 포럼’을 여는데, 이번 포럼에서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실크로드를 달린 아랍문화’였습니다. 1,500여 년 전부터 아랍과 동아시아를 이어준 실크로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였죠. 쿠웨이트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최근 몇 년간 동아시아의 급성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아랍권에 대한 관심도 낮고 이해도 부족한 편이죠. 이제는 ‘룩 아랍(Look Arab)’의 기치를 내걸고 교류를 적극 확대해야 할 때입니다.”
이 동문이 아랍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시아기자협회 창립 당시 쿠웨이트, UAE 등 아랍권 기자들을 만나면서부터다. 협회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그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2004년, 한국기자협회장 재직 중 아시아기자협회를 창립했습니다. 처음에는 동아시아·동남아 기자 중심이었지만, 창립 2~3년 뒤 쿠웨이트와 UAE 등 중동 국가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면서 활동 범위가 확장됐습니다. 이들과 교류하며 아랍사회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절감했고,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경건한 자세에서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아시아N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다국적 기자 연합 매체
『아시아N』은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문화 현상을 서구 중심 시각이 아닌 아시아인의 시선으로 전달한다”는 목표로 2011년 11월 창간됐다. 아시아기자협회 소속 50개 회원국의 현지 기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문·영문·아랍어 3개 언어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시아 최초의 다국적 출신 기자 연합 매체다.
‘아시아(N)’라는 명칭은 Next(미래 비전), News(균형 잡힌 보도), Network(소통의 장)의 약자를 따서 지었다. 2023년부터는 월간지 『매거진N』도 함께 발간하고 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고들 하지만, 아시아 소식을 제대로 전하는 매체는 많지 않습니다. 아시아기자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 판단해, 온라인 매체를 먼저 창간했고 이후에는 인쇄 매체까지 확장하게 됐죠.”
“아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하는 만큼 평화로워진다”
『아시아N』과 『매거진N』은 국제사회에서 아시아의 목소리를 알리고자 하는 노력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아시아N 창간 당시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점에 매우 뜻깊은 창간”이라며 “아시아N이 자유로운 정보 교류와 공통의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정범구 전 국회의원은 『매거진N』에 대해 “아시아적 보편성을 이토록 명확히 보여준 잡지는 처음”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이 동문은 다음 달 『매거진N』 창간 1주년을 앞두고, 동문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세계화를 말하지만 실제로 다른 나라에 진심 어린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 역시 머지않아 다문화 사회가 될 겁니다. 알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공동체도 불가능합니다. 『매거진N』이 그 길을 안내해 드릴 겁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겨레신문 공채 1기로 입사한 이 동문은 2010년까지 선임기자를 지냈고, 2002~2005년 한국기자협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요즘 한국기자들』, 『그대 떠난 자리에 별이 뜨고』(이상 깊은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