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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호 2025년 1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글로벌 최고 시밀러 회사로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선도적 위치 점할 것"

삼성그룹 첫 여성 전문 경영인 김경아(약학87-91)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글로벌 최고 시밀러 회사로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선도적 위치 점할 것"
 
삼성그룹 첫 여성 전문 경영인 김경아(약학87-91)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존스홉킨스서 박사학위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 
4시 30분 일어나 최신 기술 동향 살펴 
 
회사 임직원 절반 여성, 그중 상당수가 리더
후배들에게 산업 현장 지식과 노하우 전수하고파 

 
김경아 동문이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삼성그룹 첫 여성 전문경영인에 올랐다. 김 동문은 모교에서 약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그룹 내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주변의 기대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합류 10년 만에 수장에 오른 김 동문을 서면으로 만났다. 사장 취임 후 바쁜 일정으로 대면으로 진행하지 못해 아쉽지만, 첫 언론 인터뷰라는 의미가 있다.
 
-취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CEO로 취임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저 개인의 성과라기보다는 함께 노력해온 모든 임직원들의 헌신과 열정 덕분이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 사업에 그치지 않고 항체-약물 접합체,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고 그 도전이 가시화돼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CEO 역할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삼성그룹에서 김경아 동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 개발로 넘어가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이러한 변곡점에서 조직에 변화를 주면서도 임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저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리더로 택했다고 생각해요.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한 후 바이오시밀러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하며 임직원들과 오랜 신뢰 관계를 쌓아 왔죠. 또한 박사 과정으로 독성학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신약 개발을 경험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다수의 신약 프로젝트를 담당해왔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 주기를 기대한 게 아닌가 싶어요.”

-팀장, 그룹장 등으로 경험을 쌓아 오셨는데, 조직 관리 스타일을 말씀해 주신다면. 
“경영에 있어 핵심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삼성은 ‘인재제일’을 그 핵심가치로 삼고 있고,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저는 이 핵심가치에 깊이 공감하고 내재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 개개인이 본인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상호 간의 신뢰를 쌓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여성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직원 절반이 여성 인력이고 이 중 상당수의 인력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제가 일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특별히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성장하면서 누구나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회사를 이끌면서 직면하게 되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생길 수 있겠지만 저는 이를 조직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여성 인력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과 노력을 다한다면 좋은 성과를 내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네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모르는 분들도 제법 계실 것 같습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위치는 어떻게 될까요.
“2012년 창립해 그동안 9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받아 전 세계에 출시했습니다.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 중 최단 시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및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모교 졸업생들의 바이오에피스 취업 현황도 궁금하네요.
“최근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모교에서 생명과학, 화학 등을 전공한 인재들이 다수 입사해 큰 힘이 되고 있으며, 특히 약대 출신의 인재들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전공을 살려 임상·Medical·허가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면역학, 종양학, 안과학, 혈액학, 신장학, 내분비학 등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표님 개인적으로 꼭 만들고 싶은 치료제를 말씀해 주신다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관심이 있어요. 희귀질환의 경우 치료 옵션이 부족하고 치료 비용도 높아 발병시 어려움이 큰 상황인데, 치료 약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초기 도입 과정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유전자치료제가 이러한 부분에 있어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전자 치료제는 환자의 개인별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 희귀질환 치료에도 적합한 의약품으로 그 가능성을 확인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기술을 개발하고 최초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로 점차 그 영역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회사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에 계속 도전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해야 할 때라고 봐요. 전 직원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협력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포부입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약학 전공 동기가 어떻게 되세요.  
“어릴 적부터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이 컸죠. 약학은 단순히 약물을 제조하는 학문이 아니라, 약물의 작용 원리, 개발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한 치료 효과까지 아우르는 매우 융합적인 학문이며 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공이라는 확신으로 선택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어릴 적에 제가 꿈꾸던 일이라는 점에서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모습을 그때 어렴풋이라도 생각하셨나요? 
“지금의 위치에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당시 저는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며 학문적 열정을 쏟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고,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돼 큰 조직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목표까지는 갖고 있지 않았죠. 하지만 서울대에서의 학업 경험과 이후 해외 유학과 글로벌 제약사에서 쌓은 경력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제 길이 점점 더 뚜렷해졌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경험들이 오늘날의 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느낍니다.”

-학창 시절 모습이 궁금합니다. 
“약학대학 시절은 제가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약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으로 열심히 공부했던 모습이 초기의 모습이라면 약학의 사회적 역할과 응용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모습이 약학대학 후기 시절 저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실험실에서의 연구와 동료들과의 치열한 토론은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고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탐구하고자 했던 저의 모습을 떠올려본다면 외향적이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석사 과정에 있을 때, 학술대회를 열심히 준비했던 순간이 생각나요.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실험을 반복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당시 팀원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협력의 중요성을 배웠죠. 지도 교수님은 독성학 분야의 정진호 교수님으로 제 학업적 성취에 많은 도움을 주셨고 학술대회에서 발표 후 많은 분들께서 저희 연구를 인정해 주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서울대는 어떤 의미입니까.
“서울대는 지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을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공간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특히 다양한 배경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죠. 저에게 있어 배움의 터전이자,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게 한 아주 소중한 곳입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죠?
“항상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요. 아침 시간은 가장 머리가 맑은 시간대로, 이 시간을 활용해 최신 기술 및 국가별 정책 변화를 공부하고 있어요.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고자 노력하고요.” 

-가족을 비롯해 주변 친구, 회사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많이 듣습니까.
“말하기 부끄럽습니다만, 주변 사람들은 저를 최선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맡은 바를 끝까지 완수하고자 항상 노력하며 이에 있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해요. 이러한 성향은 여러 성과를 도출해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일등공신이란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일 외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젊은 바이오 인재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요.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실제 산업 현장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살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궁금하네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되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죠. 이는 회사의 성공을 넘어 제가 약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인 인류 건강 증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어요. 향후엔 신약을 통해 이와 같은 감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요.”

-자녀 또는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삶의 자세는. 
“항상 ‘배우고 도전하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실패는 도전의 필연적인 과정이며, 그로부터 배우는 교훈은 성공보다 값질 때가 많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말해서 뻔한 조언이 된 것 같지만,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그 속에서 배운다면 어느 순간 거목과도 같이 성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사람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 내는 리더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이끈 조직이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 회사 차원에서도 성과를 이뤄내고, 이 성과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보람을 느낄 겁니다.”

김남주 기자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란

바이오의약품의 ‘Bio’와 비슷하다의 ‘Similar’의 합성어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와 같은 생물체로 만든 단백질로 크기가 매우 크고 구조가 복잡해서 완전히 똑같이 만들기는 어렵고 매우 유사하게 만든 것을 바이오시밀러라고 부른다. 바이오의약품은 난치성 치료제로 많이 개발되는데, 그 중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함으로써 비싼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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