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호 2024년 9월] 문화 신간안내
화제의 책: 1960~1970년대 외신이 바라본 박정희, 김대중
강성주(영어교육71-75) 전 포항MBC 사장
화제의 책
1960~1970년대 외신이 바라본 박정희, 김대중
박정희, 김대중 그들이 만든 세상
강성주(영어교육71-75) 전 포항MBC 사장
아웃룩
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이 책 ‘박정희, 김대중 그들이 만든 세상’을 펴냈다. 이 책은 1961~1979년 18년간의 박정희와 김대중, 김대중과 박정희의 엇갈린 길을 외신 기사를 통해 본 색다른 ‘한국 현대 정치사’다.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요미우리 등 외신 외에도 당대 주요 인물들의 회고록, 자서전 수십 권을 자료 삼아 촘촘하게 정리했다. 주석·참고 문헌을 나열한 페이지만 70쪽이 넘는다. 총 707쪽.
안병준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은 “복잡다단한 한국 정치의 현대사를 균형감각과 보편타당한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학계도 정리하지 못한 ‘민감한 부분’까지 ‘외신을 빌려’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고 평가했다.
8월 29일 만난 강성주 동문은 외신을 주요 자료로 삼은 배경에 대해 “당시 우리나라는 언론에 대한 정부 간섭과 통제가 극심하던 시절이었다”며 “1960~70년대 외신은 지금과는 달리 막강한 위상을 갖고 국내 언론이 다루기 어려운 뉴스를 전했고, 국내 언론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하고 전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 1961년 5월 16일자는 1면 오른쪽 머리기사로 한국의 쿠데타 관련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한국 정부 군부 반란으로 전복 : 미국, 쿠데타에 반대’라는 큰 제목 아래 모두 8개의 기사를 배치했다. 워싱턴포스트 1971년 2월 13일자 ‘뉴스분석’ 란을 통해 ‘다시는 전쟁터가 되면 안 된다. 한국의 도전자 목표를 밝히다’라는 제목 아래 거의 전면을 할애해 김대중 야당 대통령 후보의 정견과 선거공약, 한국 상황 등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 기사는 한국 정치인 김대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최초의 기사로서 의미가 크다. 박정희 서거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실은 뉴욕타임스 1979년 10월 27일자 보도 등도 흥미롭다.
김대중, 박정희 관련 책이 많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책을 더한 배경은 어떻게 될까. 강 동문은 “‘과거는 여는 것이 아니라 닫는 것이다. 여는 것은 미래다. 그러나 미래를 아름답게 열기 위해서는 과거를 제대로 닫는 것이 필요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며 “이 책도 과거를 제대로 닫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동문은 35년간 국제부 기자를 하면서 자료를 모았고, 기자 생활 마감 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경북대, 위덕대에서 ‘한국 현대사 70년’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관련 자료를 세심하게 더 챙겼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책으로 출간하리라 마음먹고 있다가 2020년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2023년 초 집필을 시작해 1년 남짓 썼다.
책 출간에 친구들의 도움도 컸다. 방일영 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았지만, 모자란 부분을 친구들이 메워줬다. “첫 책인 ‘피를 부르는 영토분쟁’ 때도 고등학교 동기 여러 명이 펀드를 조성해 도움을 줬는데 이번에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세로 갚았어요. 참 고마운 일이지요.”
강 동문은 본격적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던 1980년~2010년까지의 현대사도 정리할 계획이다. “이번 책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적어요. 1979년 이후 김대중의 나머지 생애, 전두환, 노태우 등과 부딪치는 시간은 자료 정리가 끝나는 대로 써 보려 합니다.”
강 동문은 1978년 MBC에 입사해 베이징특파원, 보도제작국장, 보도국장, 논설위원으로 근무했다. 이어 미국의 소리 서울 지국장을 거쳐 포항MBC 사장을 지냈다. 언론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경북대와 위덕대에서 초빙교수로 5년간 강의했다. 현재는 (사)이육사추모사업회 이사로 이육사 현창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