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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호 2024년 6월] 뉴스 본회소식

어둑한 조명 아래 흐르는 ‘The Godfather’, 1600명 숨죽였다

동문 가족·교직원·재학생 참석

어둑한 조명 아래 흐르는 ‘The Godfather’, 1600명 숨죽였다


본회는 5월 2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대학교 나눔 가족음악회’를 개최했다. 동문 가족과 교직원, 재학생 등 16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금난새 지휘자가 열정적인 연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동문 가족·교직원·재학생 참석
친절한 해설, 신진연주자 호연
서병륜 부회장 1000
만원 후원


많아봐야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연주자 셋이 무대에 자리를 잡았다. 기타와 하모니카, 피아노의 이색적인 조합이다. “오늘 이 세 사람이 뭔가 준비했다네요.” 금난새(작곡66-70) 지휘자의 말에 기대감이 부풀 무렵 무대 조도가 한껏 낮아졌다. 이어 시작된 영화 대부의 주제가 갓파더(The Godfather)’. 어둠 속 가느다란 조명에 의지해 연주를 이어가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무대에 길게 드리워졌다. 흡사 영화 속 돈 꼴레오네의 밀실을 재현한 듯 했다.

본회는 52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대학교 나눔 가족음악회를 개최했다. 금난새 동문의 클래식 도슨트’,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젊은 연주자들의 호연에 무시로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동문과 가족은 물론 재학생 240, 교직원 120명을 포함해 1600여 명이 객석을 메웠다.

빨간 재킷을 입고 등장한 금난새 동문은 첫곡으로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몰다우를 선보였다. 작곡가가 조국 체코의 몰다우 강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듯 쓴 곡에 조목조목 뜯어 보는 해설이 빛을 발했다. “구슬픈 첫 부분은 강물이 흐르는 듯하죠. 그 다음 강물이 되기 전 산 위의 시냇물을 플루트가 맡았습니다. (부분 연주를 시킨 뒤) 플루트가 오늘따라 수줍네요.”

몇 마디 설명에 짧은 연주가 번갈아 교차되자 피치카토로 표현한 물 튕김, 비올라가 재현한 도도한 강물살과 약음기를 낀 현악이 그리는 몽환적인 달밤, 휘몰아치는 급류까지 차례차례 머릿속에 떠올랐다. “음악을 들으면서 작곡가의 의도와 다른 온갖 상상을 해도 괜찮습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보내주세요.” 완곡을 한 뒤 금 동문은 “1964년 지휘를 시작하고 처음 지휘한 곡이라 더 뜻깊다고 말했다.



몇몇 단과대학 동창회에선 동문들이 단체로 음악회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종섭 회장은 음악회에 동문과 비동문, 신예와 원숙한 음악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주자를 모셨다고 말했다. 첫 연주자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서씨.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연주는 눈을 감고 들으면 14세 연주자임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은 피아니스트 신영호씨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3악장을 칠 차례. 그러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을 더 듣고픈 청중의 마음을 간파한 듯 신씨는 오케스트라와 2악장 후반부터 연주를 시작했다. 지난해 예고 1학년을 마치고 독학으로 음악 공부 중인 젊은 연주자다. 인터미션 때 로비에서 만난 한 동문은 젊은 사람들이 너무 잘한다. 실력이 대단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금난새 동문은 젊은 연주자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나의 잡(Job)”이라고 말했다. 2부에서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작곡 17기타리스트 지익환(기악09-17) 동문, 피아니스트 김기경씨를 소개했다. 이들은 각각 무대에 올라 문 리버(Moon river)’, ‘카바티나(Cavatina)’ 등 추억의 영화음악을 연주했다. 세 명이 호흡을 맞춰 영화 대부’ OST리베르탱고도 선보였다.

음악회에서 박수는 격려고, 에너지고, 도네이션이라는 금 동문의 말에 동문들은 아낌없이 격려를 보냈다. 김종섭 회장과 유홍림 총장 등도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왔다는 한 동문은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해 잘 모르는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다른 데서 잘 볼 수 없는 기타, 하모니카 협주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음악회에 재단법인 관악회가 2000만원, 서병륜(농공69-73) 농업생명과학대학동창회장이 1000만원, 윤철주(AMP 64) 최고경영자과정동창회장이 500만원을 후원했다. 그밖에 다수의 동문들이 거액을 협찬했다. 협찬금은 본회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