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3호 2024년 4월] 기고 에세이
학부 교육 혁신, 학생들에게 환영받으려면
재학생의 소리
학부 교육 혁신, 학생들에게 환영받으려면
박승열
인류23입
대학신문 74대 취재부장
지난 4월 3일 수요일 서울대 본부로부터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메일이 발송됐다. 메일의 내용은 최근 뜨거운 화두로 자리 잡은 ‘학부대학’ 신설에 대한 본부의 입장에 대한 것이었다. 학부대학은 유홍림 총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학부기초대학’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 자유전공학부와 기초교육원을 통합해 학부 교육의 중심 기관으로 삼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부대학 신설에 대해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학부대학 신설을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개편해야 한다는 본부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총장과 주요 보직 교수들로 구성된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고 있지만,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을 완전히 설득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총학생회를 대신하고 있는 2024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역시 SNS를 통해 카드뉴스를 배포하고 본부의 주요 사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학부대학에 대해 취재하면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소속 학부의 존폐가 걸린 중요한 사안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전해졌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연석회의가 발행한 카드뉴스 역시 학부대학을 비롯한 교내 주요 사업이 학생사회와의 적극적인 논의 없이 추진됐다고 비판하는 논조였다. 결국 소통의 부재가 학생사회를 자극했던 것이다. 물론 본부의 입장을 취재한 결과 애시당초 소통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입장과는 별개로 학생사회의 반응은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유홍림 총장은 취임 이후 LnL 시범 사업, 첨단융합학부 신설, 학부대학 신설 등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부 교육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본부의 강한 의지에는 동조하고 싶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학생사회의 강한 반발 역시 고려해야 한다. 교육 개혁에 있어 모든 사안에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교육의 대상이 학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본부와 학생사회가 지금의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학부 교육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