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호 2024년 5월] 뉴스 모교소식
학부대학 초안 공개, 기존 틀 깨는 인재 키워 세상 바꾸겠다
기존 틀 깨는 인재 키워 세상 바꾸겠다
1차 학부대학 설립 릴레이포럼
2025년 도입, 초안 공개
모교가 2025년 3월 새로운 교육 조직인 학부대학을 도입한다. 학부 신입생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문제해결능력, 소통과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디지털 문해력, 세계시민성 등을 교육하고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이다. 4월 9일 관악캠퍼스 기초교육원 에서 제1차 학부대학 설립 릴레이 포럼을 열고 학부대학 초안을 공개했다.
모교의 설명에 따르면 학부대학은 공통핵심역량교육, 융합교육, 글로벌 교육의 세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기존에 교양교육을 담당하던 기초교육원을 단과대학처럼 자체 학생을 가지는 학부로 확대하는 셈이다. 전공 진입 전 공통 핵심교육과정에 주력한다는 점에선 2009년 설립한 자유전공학부나 올해 신설된 첨단융합학부에서 시도한 시스템을 전면 확대한 성격도 띤다. 김성규 교육부총장을 위시한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에서 교육 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모교가 제시한 학부대학 공통교육과정 초안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글쓰기, 외국어, 수학, 과학, 컴퓨팅 등 기본 학업능력을 배양하는 ‘토대’(가칭) △협업과 자기주도를 통해 다양한 문제의 접근법과 해결책을 찾는 ‘베리타스’(가칭) △학문 분과를 떠나 상상하고 해석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클라베스’(가칭) △세계 시민성 교육 등 글로벌 교육에 주중점을 둔 ‘탐색’(가칭)이다. 졸업요건에 글로벌사회공헌단에서 진행하는 공헌형 전공 교과목 이수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직 구성안에선 연구 기능이 없는 교육조직인 만큼 학부대학장 아래 교육부학장을 신설하는 안이 눈에 띈다.
모교가 별도 교육 조직으로 학부대학을 추진하는 건 기존 교양교육 체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양교육 전담 기구로 모교 기초교육원이 있지만 교육 기구가 아닌 지원시설이란 행정적 지위 상 한계가 있다. 자체 전임교원을 둘 수 없어 연속성 있는 교육 계획을 추진하기 어렵고, 좋은 교과목을 개발해도 직접 개설하고 운영하기 힘들어 외국어는 인문대, 기초 수학은 자연대 등 교과를 단과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이에 학내에서도 기초교육원을 학사 조직이나 교육기구로 전환하는 안이 꾸준히 제기됐다.
모교가 정립한 새로운 인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포럼에서 모교는 학내외 전문가와 졸업생, 재학생 52명에게 서울대 졸업생에 대한 인식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밝혔다. “기존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남의 시선에서 자기를 본다”는 지적과 “자기 생각과 성취에만 집착하고, 자기 앞가림에 치중하는 서울대생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나와야 한다”는 제안이 주였다. 모교는 이를 종합해 ‘도전과 혁신’, ‘공감과 공헌’을 지닌 새로운 인재상을 도출하고, 이 두 축을 토대로 학부대학 교육 과정을 설계 중이다.
모교는 “학부대학에서 기초교육원이 쌓아온 기초교양교육 체계를 발전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유전공학부에서 시도한 교육적인 시도들을 좀더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포럼에 참여한 교원 가운데선 학부대학 전환 후 기존 기초교육원 소속 강의교수의 지위와 권한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들은 학부대학 설립 논의 초기부터 학부 존립과 소속 변경 등의 사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학부대학은 종합대학으로서 서울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내세운다. 종합화 50주년을 맞는 2025년을 기해 교육도 진정한 종합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모교는 “학부대학의 전체 교육 방향은 잡혀 있지만 명칭이나 교육과정 모두 확정된 안이 아니며,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까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총 5회차의 릴레이 포럼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