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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호 2023년 8월] 기고 에세이

재학생의 소리: 오늘도 대학언론, 정상영업합니다 

윤성은 언론정보22입 서울대저널 사회부장

재학생의 소리


오늘도 대학언론, 정상영업합니다 


윤성은
언론정보22입
서울대저널 사회부장

나는 원래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 세상은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사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간 첫 해 여름부터 우리 대학 학생자치언론 ‘서울대저널’ 에서 기자 일을 했다. 하려던 이야기를 모두 담기에 시간은 늘 부족했고 실력도 늘 모자랐던 탓에 저널과 함께한 첫 학기는 서투르고 정신없이 지나가버렸지만, 점점 저널의 작업과 글쓰기에 익숙해지며 ‘서울대저널’이라는 조직 자체에도 무한한 애착을 가지게 되고선 조금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거창하지만 대학언론의 사명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명을 다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

‘서울대저널’은 잠겨 있고 묻혀 있는 것들, 보편적인 시선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 우리 사회 소수자 의제들에 감각을 곤두세운다. 기성언론은 볼 수 없는 장면을 보고 전문기자도 쓸 수 없는 글을 쓰며 아무도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해보려 노력한다. 이것이 오늘날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대학생의 역할 중 하나라 믿으며, 그것이 시대에 의미를 남기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언론을 둘러싸고는 함께 쓰고자 하는 사람도, 읽고자 하는 사람도 점점 줄고만 있다. 대학언론 활동이 ‘스펙’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고, 대학언론이 전하는 소식들이 자신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라는 인상 때문일 수도 있으며, 결국 학생사회의 전반적인 침체 때문일 수도 있다. 또 고질적으로 대학언론에겐 편집권을 고유하게 사수하는 것이,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독자층을 든든하게 유지하는 것이, 조직을 이어갈 후배들을 찾는 것이 언제나 어려웠다. 다른 대학언론의 사람들을 만나면 그곳은 몇 명이나 일을 하고 있는지, 발간에 필요한 돈은 넉넉하게 모이곤 하는지를 묻게 된다.

‘서울대저널’의 누구도 넘치는 조회수나 댓글, 몰려드는 정기구독자를 기대하며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찍고, 쓰고, 가꾸면서도, 애정과 열정만 담아 지면을 매만지면서도 우리 저널이 곧바로 세상을 바꿀만 한 변혁적인 무언가를 해내리라 믿은 것 역시 아니었다.

다만 우리가 믿었던 것은 이 세상엔 대학언론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한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이 그저 믿음에 불과할지라도, 그 믿음만으로 서울대저널을 비롯한 오늘의 대학언론인들은 무언가 찍고, 쓰며,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서울대저널 바로가기: http://www.snuj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