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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호 2023년 12월] 기고 에세이

재학생의소리: 낭만뿐이면 어떠랴, 반짝이는 청춘인 것을

서울대 응원단 이상준씨

재학생의 소리
낭만뿐이면 어떠랴, 반짝이는 청춘인 것을




이상준
인문계열23입
서울대 응원단 15기



“대학을 인생의 목표로 두지 말아라.” 내가 대학에 오기 직전에, 그리고 대학에 오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조언 중 하나이다. 학교에 갓 합격한 나에게는 이해는 되지만 공감하기는 어려운 그런 말이었다.

사실, 열아홉이었던 나만이 아니더라도 스물 남짓한 새내기들의 인생에서 ‘대학 합격증’이 그들의 짧다면 짧은 인생을 건 목표가 아니었던 이가, 적어도 이 학교엔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대학을 붙고 마냥 기쁠 줄만 알았던 과거의 기대와는 다르게, 합격 직후 2월의 나는 꽤나 공허함을 안고 있었다. 마냥 바라보고 걸을 수 있었던 길잡이별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런 와중 참여하게 된 새내기 새로배움터, 일명 ‘새터’에서, 나는 응원단을 만나게 되었다. 너무 많은 정보, 끝도 없이 자유로운 선택,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새로운 관계가 쏟아지던 길 잃은 새내기에게 새터 공연 맨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그들의 무대는 특별했다. 반짝이는 무대 위에서 언제나 청춘을, 우리를 응원하겠다는 단장과 단원들, 그리고 하나되는 너와 나.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 지 몰라도, 나에게는 적어도 이렇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도 괜찮다. 혼란스러워 해도 괜찮다. 충분히 헤매고 고개를 들면, 그 때는 하늘에 수 놓인 수많은 별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과정에서 도전하며 지치며 때로는 좌절할 그대들을 응원하겠다.”라고 말이다. 그렇게 새터가 끝나고 고개를 들어보니, 응원단은 나의 북극성이 되어 하늘 한가운데서 빛나고 있었다.

홀린 듯이 응원단원이 되었고, 정말 사랑하는, 내 일부가 되어버린 이 집단에서 활동한 지도 이제는 반년이 훌쩍 넘어간다. 지난 1학기를 기점으로 더욱 다양한 무대에서 서서 청춘을 응원하는 응원단. 누군가는 한 줄의 ‘스펙’조차 되지 않을 낭만뿐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곳에서 커다란 것을 얻어가고 있다.

나의 청춘에, 언제나 애정에서 비롯된 최선을 다할 집단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함께하는 이들과 나의 노력으로 내가 사랑하는 집단이 성장하는 것이 설명할 수 없이 보람참을, 그리고 나의 구슬땀이 흘러 다른 이들에게 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기쁨인지를 응원단과 함께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느낄 수 있다.

말마따나 낭만뿐이면 어떠랴. 나는 낭만으로 모인 우리의 응원단이 전달하는 사랑과 정열의 가치를 믿는다. 그 사랑과 정열이 다시 모여, 앞으로 더 활짝 개화할 나의 응원단이 언제나 청춘들의 동화가 될 것임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그대에게, 우리는 언제나 반짝이며 당신의 청춘을 사랑과 정열으로 응원할 것임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