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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호 2023년 10월] 뉴스 본회소식

“AI기반 디지털 교과서 도입해 맞춤형 교육 하겠다”

이주호 (무역79-83)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AI기반 디지털 교과서 도입해 맞춤형 교육 하겠다

 

이주호 (무역79-83)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세계 최고 수준 돌봄
·교육 실현

디지털교과서, 교사 역할 바꿀 것


대한민국은 교육의 힘으로 이만큼 성공한 나라입니다. 교육의 힘으로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교육이 크게 바뀌는 대전환기가 왔습니다.”

914일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모교 조찬포럼에서 강연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개혁의 성공을 자신했다.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통해서다. 이날 본회 김종섭 회장과 이희범 명예회장, 김인규 학습위원장을 비롯해 유홍림 모교 총장, 오세정 전 모교 총장, 신문규 교육부 기조실장, 안양옥 전 교총회장, 이남식 인천재능대 총장 등 교육계 전문가 동문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주호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역임 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했고, 국제기구인 글로벌교육위원회(The Education Commission) 산하 에듀케이션 워크포스 이니셔티브(Education Workforce Initiative)’에서 미래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방법으로 AI를 활용한 수업을 깊이 연구했다. 당시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시아교육협회를 설립해 한국에 AI 기반의 하이 터치 하이 테크(High Touch High Tech)’ 교육 도입에 앞장섰다. 그 과정에서 현재 추진 중인 맞춤형 교육의 밑그림을 그렸다.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재능과 개성, 가정 배경, 지역이 다 다른데 획일화된, 공장형 교육이 많은 아이들을 실패시켰고, 대한민국의 교육 위기를 촉발하고 가속화시켰습니다. 이제 맞춤교육이 제대로 뿌리를 내려야 교육이 다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든,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든, 어느 지역에서 살든 우리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누구나 공감하는 교육 개혁의 목표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라도 0세부터 11세까지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추진 중인 정책이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다. 이 동문은 0세부터 6세까지 유보 통합, 6세부터 11세까지 늘봄학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돌봄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면 저출산 문제도 반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보통합은 복지부 소관이던 어린이집 관련 업무를 유치원만 담당하던 교육부에 이관함으로써 영유아 시기에 분리된 보육과 교육을 통합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이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의 돌봄은 늘봄학교로 책임진다고 내세웠다.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1시가 되면 집에 돌려보내거든요. 엄마가 일을 하면 학원 뺑뺑이를 돌리거나,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하죠. 선진국에선 오후 늦게까지 학교가 아이들을 돌봐 줍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점심 먹고 나면 소위 방과후 프로그램을 하는 매니저로 바뀌어서 스포츠나 예술 활동도 하고, 돌봄 프로그램도 하죠. 우리도 올해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했는데 굉장히 효과가 좋았어요. 2025년까지 도입하려던 걸 한 해 당겨 내년 1학기 2000개 학교, 2학기 4000개 학교에 확산하려고 합니다.”

학교 시설 복합화와 맞춤 교실도 추진한다. 시설 복합화는 학교의 스포츠 시설과 도서관 등을 지역사회와 같이 활용하는 방안으로 기초자치단체당 1개 이상 구축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강력하게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실이다. 이 장관은 앞서 아시아교육협회 활동을 통해 베트남에서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를 경험했다. 한국에도 2025년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AI 기반의 코스웨어(교과과정+소프트웨어)가 적용된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독일 주 정부 한 곳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긴 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모든 학교에 보급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최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클라우드 기술, 태블릿 등 디지털 디바이스와 우수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 등을 갖춘 우리나라는 AI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에 준비된 나라라는 분석이다.

“AI가 들어간 디지털 교과서는 문제 푸는 속도 등을 분석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역량에 맞춰 어떤 문제를 풀게 해야 할지도 명확하게 알고 있죠. 기존엔 학기 시작 후 중간고사를 쳐봐야 아이들 실력을 알 수 있었지만, AI 디지털 교과서는 첫째 날에 알 수 있어요. 한 반에 아이들이 20명 있으면 보조교사 20명이 생기는 셈이죠.”

교권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자연스럽게 교사의 역할 변화도 불러올 수 있으리라고 그는 말했다. “아이들이 하루종일 스크린만 보고 있겠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아니에요. AI가 영어, 수학 등의 지식 전달을 담당하는 게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선생님들이 인성과 창의성, 보다 인간적인 측면을 케어해주는 역할로 역할이 완전히 대전환 됩니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오전엔 AI와 공부하고, 오후엔 선생님들과 클럽 활동도 합니다. 그래서 이 개념에 하이터치 하이테크라는 이름을 붙였죠. AI는 학력을 책임지고(하이테크), 교사는 감성과 창의성을 교육하게 될 겁니다(하이터치).”

이 동문은 마지막으로 과감하게 벽을 허무는 대학 혁신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파견하던 국립대학 사무국장을 민간에 개방하며 임용권을 총장에 넘겨주고, 교육부가 가진 대학 지원 행정·재정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위임하기로 한 것이 그 일환이다. “교육부가 대학을 규제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 혁신 생태계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할 겁니다. 혁신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에요. 대학 혁신이 완성되려면 교수님들도 전공과 영역 간 경계 허물기에 동참해주셔야 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 교육부장관직인 이 동문은 입각하자마자 학교 폭력, 사교육 카르텔, 교권 추락 등의 문제 해결에 진력해 왔다. “힘들기는 하지만 제가 있을 때 고쳐야 할 운명이라 생각한다. 한 번 (장관을) 해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고칠 수 있다는 말에 참석한 동문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본회에서 참석자 전원에게 이 동문의 책 ‘AI 교육 혁명을 증정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