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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호 2023년 6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형편 어려운 동문 돕는 일이 먼저”

치대·치대원동창회 정상철 회장


“형편 어려운 동문 돕는 일이 먼저”

치대·치대원동창회
정상철 (82-88)
명문치과 대표원장


“동창회장에 취임하고 최근 여성 동문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20여 년 선배, 20여 년 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친정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여기 왔다고 말씀드렸죠.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내적인 포근함에 중점을 두고 싶어요. 서울치대 출신으로서 자부심을 뽐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곤경에 처한 동문을 보살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 마음 편히 찾아올 수 있는 동창회가 되겠습니다.”

3월 15일 치과대학·치의학대학원동창회 회장에 취임한 정상철 명문치과 대표원장은 십수 년간 동창회 임원으로 봉사해온 ‘일꾼’이다. 회의 시간을 명확히 공지하고 정확히 지켜 원로 동문의 발언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젊은 동문의 참여를 독려한 일화는 유명하다. 한성희(79-85) 전임 회장의 최측근에서 지난해 치대 100주년 기념행사를 함께 치렀다. 5월 24일 군포시 산본동에 있는 명문치과에서 정 신임 회장을 만났다. 김혁수(91-97), 윤정주(91-97) 동문이 명문치과에서 원장을 맡고 있다.

“학교 건물 리모델링이나 재학생 장학금 지원도 물론 좋은 사업이지만, 형편이 어려워진 동문들과 함께하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둘러보면 우리 동창회 회원 중에 도움이 필요한 동문이 의외로 여럿 있거든요. 근위축증, 루게릭 등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린 동문도 있고, 전 재산을 털어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산불 때문에 다 타버린 동문도 있죠. 동기들끼리 조용히 모금하고 개인적으로 생활필수품도 사서 보내고 했었는데, 이런 지원을 좀 더 자주 하려고 합니다.”

정 회장이 꼽는 치대 동문의 특징은 뚜렷한 개성. 똑똑한 건 당연하고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이 많아 신영균(48-55)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 김규현(81졸) 국정원장, 전현희(84-90) 국민권익위원장, 이승건(01-07)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치의학계 외에도 각계각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동문이 많다. 다양하게 뻗어 나간 동문들을 동창회 안으로 끌어당기는 건 쉽지 않은 과제. 2005년 치대원으로 학제가 변경된 것도 동창회 입장에선 넘어야 할 산이다.

“이번 36대 동창회 임원진에서 처음으로 치대원 출신 부회장을 영입했습니다. 동창회 임원진 중엔, 수년 동안 봉사하면서 모든 회무를 익히고 미래를 보는 시야를 키워나가는, 회장 후보군이 있어요. 저만 해도 누대에 걸쳐 여러 회장님을 보좌하고 회장이 됐죠. 쓸만한 재목은 중요한 회의에 참석시키는 등 일찍부터 회무에 눈뜨게 합니다. 좋은 사업들을 긴 시간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죠. 총무팀 공보팀 재무팀 골프팀 학술위원회 회원위원회 등 동창회 산하 조직도 체계적으로 정비돼 있고요. 모교 치대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동창회가 되겠습니다. 동문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8900여 회원 규모의 치대동창회는 1953년 창립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여성 동문이 주축이 되는 국내 의료봉사와 2년에 한 번 키르기스스탄 해외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매년 장학금 2400만원을 재학생에게 전달하고 pre-DCO, DCOSNU 등 멘토링 프로그램을 펼쳐 후배들의 진로 탐색을 돕고 있다.

대학 1학년 때 클라리넷 선율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정 회장은 개업 이후 25년 동안 오케스트라 단원이자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단장을 맡은 ‘마론 윈드 오케스트라’는 소외층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수시로 개최한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