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호 2023년 4월] 기고 에세이
재학생의 소리: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아시나요
김여원 대학신문 취재부장
재학생의 소리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아시나요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아시나요
김여원
사회 21입
대학신문 취재부장
어느덧 대학신문 취재부장직을 맡은 지 4달이 지났다. 취재부장이 된 이후 나의 일주일은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다. 매주가 비슷한 모습이지만 또 매주 긴장되는 시간이 있다. 바로 월요회의 전이다. 취재부장은 월요회의에서 이번 주에 취재할 소재를 발제해야 하는데 그 소재를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회의 시간 직전까지 ‘서울대’를 계속 검색해보고 서울대와 관련된 온갖 SNS 계정을 둘러보고 각 단과대에도 연락을 돌린다. 그래도 안 되겠다 싶으면 무작정 밖으로 나가 캠퍼스를 한 바퀴 둘러본다.
이렇게 취재 소재를 찾을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다. 익명으로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는 에브리타임에서 지금 어떤 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지 확인하면 현재 학우들의 관심사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에브리타임에서는 GPA 환산식 개정 관련 문제가 큰 화제가 됐었고 이에 총학생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대학신문에서도 이를 취재했는데, 그 기사는 단숨에 인기 기사가 됐다.
이렇듯 요즘 나와 에브리타임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그만큼 에브리타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실망할 때도 많다. 특히 실망스러운 점은 에브리타임이 건전한 의견 교류의 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에브리타임에서는 매일 다양한 의견이 오가지만 그 의견 교류의 과정이 그저 비난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그 비난이 누군가를 특정한 것일 때도 있고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일 때도 많다. 이런 비난의 과정이 이어지다 보면 가장 중요한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일은 뒷전이 돼버린다.
매일 에브리타임에서 반복되는 이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래도 에브리타임은 학우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는 회의, 간담회 등과 달리 요즘 가장 많은 학우들이 사용하고 의견을 나누는 곳인 만큼 의견 교류라는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에브리타임이 이제는 건전한 의견 교류의 장이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