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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호 2023년 3월] 뉴스 본회소식

707명에게 17억원…퍼져 나가는 나눔의 정신

본회 1학기 장학금 수여식

2월 22일 모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본회 장학생들이 기부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의 표시로 하트 모양을 그렸다.


707명에게 17억원…퍼져 나가는 나눔의 정신
 
본회 1학기 장학금 수여식
 
학부 628명·석박사 79명 선정 
기부자 18명 참석, 장학생 격려

본회 장학사업이 장학생 700명, 장학금 규모 17억원을 돌파했다. 재단법인 관악회(이사장 김종섭)는 1학기 장학생 707명에게 17억3700여 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월 22일 모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수여식을 열고 학부생 628명, 석사 50명, 박사 14명, 석박사통합 15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학부 신입생 30명과 국제 학생(외국인 유학생)이 포함됐다. 
이날 수여식엔 관악회 김종섭 이사장과 모교 유홍림 총장, 관악회 장학금을 출연한 동문 및 관계자 18명이 참석해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2월 22일 현재 특지 및 기금장학회는 총 169개이며, 이중 99개 장학회가 이번 학기에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종섭 이사장은 “SNU장학빌딩 아이디어를 내고, 열정적으로 실현하신 임광수 고문님을 비롯해 모교 발전과 우수 인재 양성에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해 주신 선배님들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기부에 동참하신 사연을 자세히 보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숭고한 뜻이 담겨 있다”며 “그저 돈 많은 선배가 선심 쓰듯 주는 장학금도, 공부를 잘해서 받는 장학금도 아니다.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서울대인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본회 장학금은 새 학기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 지원도 포함된다. 대학 생활에 여유를 주고 싶은 선배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특정 동문 또는 관악회와 결연을 맺고 6개월간 매달 30만원씩 생활비를 지급하는 결연 장학금은 이번 학기 248명이 받았다. 김 이사장은 “학교 공부는 대학생활의 3분의 1에 불과할 뿐,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서 좋은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통해 사랑과 인생을 배우길 바란다. 선배들은 여러분이 인성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선배님들의 기부 정신 우리가 잇겠습니다” 
 
특지 169곳 중 99곳에서 장학금 지급
“재학생, 교직원 튀르키예 기부 동참” 소식도
 
 
관악회 장학금은 모든 단과대학과 대학원에서 골고루 장학생을 선정했다. 단과대학별로는 공과대학 장학생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과학대학(74명), 사범대학(72명), 자연과학대학(49명), 의과대학(48명), 농업생명과학대학(46명), 인문대학(44명), 경영대학(38명), 약학대학(3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제대학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등에서도 장학생을 선정했다.

이날 2월에 취임한 유홍림(정치80-84) 총장이 처음 본회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했다. 유 총장은 격려사에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인용해 공동체 의식을 환기시켰다. “페스트가 창궐해 폐쇄된 작은 도시에서 탈출의 기회를 잡은 한 기자가 갑자기 도시에 남아 사람들을 돕기로 결정한다. ‘왜 어리석은 선택을 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답한다”며 “앞으로 여러분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학창시절부터 공동체와 시민 의식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문들에게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긍지와 자부심이 되어 다시 동문 여러분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기부자들이 특지별로 장학생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이번 학기 7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임광수 임광토건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찬숙 청아한치과의원 이사장, 정팔도 코리아랜드캄파니 대표와 부인 이자행 여사, 곽영필 본회 고문의 부인 김희선 여사, 정충시 세진에이엠 사장, 권혁한 보건대학원 동창회장, 조기호 기호물산 회장, 성백전 케이씨아이 회장, 박호전 동문의 부인 김영희 동문과 박희용 삼덕 대표, 강인구 본회 자문위원, 미대동창회 권영걸 회장과 이민주 상임부회장, 정성창 치의학과 명예교수, 채수곤 기소장학재단 이사,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홍보실장, 김리훈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전무가 참석했다. 정성창 동문이 모친의 이름으로 조성한 ‘이동식 특지’, 김동호 동문이 은사의 이름으로 조성한 ‘심춘섭 특지’를 비롯해 ‘이윤상 특지’, 최미정 동문의 어머니 권효헌 여사가 기부한 결연장학금이 이번에 처음 지급됐다. 

장학생들은 다함께 ‘선배님들의 조건 없는 숭고한 뜻이 면면히 계승되는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졸업 후 장학사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서했다. 장학생 대표인 안성하(화학생물공학 4년) 씨는 “식비가 많이 올라 친구들과 맛있는 밥 한 끼 먹는 것도 부담이 된다.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관악회의 지원이 크게 도움이 됐다”며 “훌륭한 성과를 냈을 때도 나 혼자의 성과라 자만하지 않고, 오로지 학교 생활에 충실하게 해주신 선배님들을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여식이 끝나기 전 김성규 교육부총장이 마이크를 잡고 “동창회에서 튀르키예, 시리아에 성금을 기부한 것에 힘입어 학생들이 모금을 시작했고, 교직원도 동참해 선배님들의 기부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부총장이 “선배님들의 기부 정신을 이어가시겠습니까”라고 묻는 말에 장학생들은 ‘네’라고 우렁차게 화답했다.

이날 행사는 모교 음대 동문과 재학생 연주자의 축주로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식을 지켜보던 장학생 강모씨의 학부모는 “적은 인원도 아닌데, 일일이 기부하셔서 이렇게 많은 후배에게 장학금을 주시는 선배들이 대단하신 것 같다. 선배님들 덕에 서울대가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곳곳에선 자랑스레 장학증서를 펼쳐 들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장학생 이모씨는 “예전에도 장학금을 받았지만 코로나 때여서 수여식은 처음 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단상 위 선배님들을 보며 나중에 커서 선배님들처럼 기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여식이 끝난 후 정팔도·이자행 특지의 이자행 기부자가 자신들을 기다리던 장학생 무리에게 향하자 한 장학생은 ‘어떻게 찾으셨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기부자들은 장학생 한 사람씩 눈을 맞추고 얘기하며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 ROTC 제복 차림의 장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김종섭 이사장 및 박호전·김영희 특지의 김영희 동문, 박희용 삼덕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종섭 특지, 박호전·김영희 특지, 김은종 특지는 꾸준히 학군단 후보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장학생 대표 안성하(화학생물공학 4년) 씨가 단상 위에 올라 장학생 선서를 낭독하고 있다. 그는 “식비가 많이 올라 친구들과 맛있는 밥 한 끼 먹는 것도 부담이 된다.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관악회의 지원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장학생 소감
 
 
학습자 중심 챗봇 시스템 연구하고 있어요
 
박태준 융합기술대학원 석사과정
 
융합기술대학원 지능정보융합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감사하게도 두 학기째 관악회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돼 학비 부담을 덜고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오기 전 5년간 교사로 근무했던 저는 교육 분야에서 ‘기술’이 가질 수 있는 가치를 깨닫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교실은 아주 천천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숙제를 하고 같은 문제를 풀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의 교실은 학생 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기술이 이러한 변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어 학습자 중심의 챗봇 시스템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지면을 빌려 장학금을 지원해주신 윤세영 선배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몸소 보여주신 ‘봉사’와 ‘나눔’의 정신을 잊지 않고 남은 과정을 마친 후에 저 역시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받은 도움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저 역시 나누고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만 하다 경영학 복수전공, 장학금 덕분
 
김민솔 음악학과 4학년
 
관악회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평생 음악밖에 모르던 제게 서울대는 다양한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덕분에 저는 경영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복수전공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경영 분야와 관련된 꿈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60학점이 넘는 주전공의 전공필수 과목과 경영학 전공과목 39학점을 들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졸업을 늦추지 않기 위해선 학기당 20학점 정도를 들어야 했는데, 동시에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하며 돈을 버는 건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죠. 정말 감사하게도, 3학년 때부터 관악회의 도움을 받아 온전히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학업에 열중하며 학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매 학기 수백만원 되는 학비는 분명 큰 금액이기에, 졸업을 위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포기하는 등 학업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관악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도 경영학 복수전공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선배님들께 받은 큰 도움을 기억하며, 저도 훗날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멋진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의사 돼 사회에 베풀겠습니다 
 
김수연 의대 의예과 1학년
 
올해 의예과에 합격해 23학번으로 입학했습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하면서도 사람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자연스레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분야인 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픈 사람들을 직접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져 의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사람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학업에 열중한 결과 감사하게도 서울대학교 입학이라는 결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학과장님께서 “우리 학교에 합격한 것을 여러분이 잘해서 얻은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사회의 혜택으로 여기고 반드시 받은 혜택을 환원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울대 입학이라는 사회의 혜택뿐 아니라 관악회 장학금이라는 동창회의 혜택을 받은 만큼, 이를 감사히 여기고 더욱 학업에 열중해 훌륭한 인재가 되어 더 크게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어떤 과 전공의가 되어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떤 위치에 있든 반드시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많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