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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호 2023년 2월] 기고 에세이

71세 토끼띠 청년의 도전

백병두 동문 기고
71세 토끼띠 청년의 도전
 
동문기고


백병두
경영77-81
수질환경기사 


언젠가 어느 동창과 얘기 중에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얘기하니까, ‘무슨 소리냐? 우리 나이는 하던 일도 멈추고 은퇴해야 할 나이인데 무슨 새로운 도전이냐, 더구나 새로운 분야라니 미친소리 하지 마라’고 하였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비슷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정년퇴직한 교수, 공무원, 대기업 CEO 등등이 은퇴 후 할 일이 없어 무료하고 온갖 병마와 씨름하며 손자보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골프도 재미 없고 여행도 재미 없다고 한다. 뒷방 늙은이로 사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란다.

내가 수질환경기사(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날을 새면서 공부하고, 역대 최고령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하니까 모두들 대단하다고 한다. 어느 은퇴한 교수는 나의 모습에서 삶의 용기를 얻는다고 한다. 이게 인생인가? 이래야만 하는가? 아직 활동할 수 있는데 왜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71년 동안 빚진 자의 삶을 살아왔는데,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이는 71년 전에 나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71년 동안 나에게 고난이라는 축복을 주신 것은 하나님이 나를 연마시켜 사용하시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전에 나머지 인생을 하나님께 드리고(재단 설립), 주변 분들께 진 여러 형태의 빚을 갚고 나눔의 삶을 살라는 하나님의 안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미래산업인 환경분야(산업폐기물, 의료폐기물 소각 공장 등의 설립과 코스닥 상장)를 선택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바꿀 수는 없는 것인가? 그것은 기적인가? 기적은 불가능한 것인가? 결론은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71년의 세월은 기적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적을 믿는다. 71년 전에 이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세 어머니, 3남 3녀가 1남 3녀가 되어 내가 아버지가 원하시는 유일한 아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와서 서울고로 진학한 것도 기적이었고, 고교시절 교내 신문기자, 동아리 활동 등으로 학업성적이 바닥이어서 대학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내가 7수하여 서울상대에 진학한 것도 기적이었고, 늦은 대학 졸업으로 대기업 취업이 좌절되었던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기적이고, 경영학과 졸업자인 내가 환경공학과 전공자들도 어려운 수질환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기적이 아닌가? 내 삶 자체가 기적의 연속인데 기적 하나를 더하는 게 무슨 기적이란 말인가? 기적은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