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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2022년 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전용기 타고 남극탐험 어떠세요” 신개념 가치여행 제안

송미선(경영95-99) 하나투어 대표 인터뷰


“전용기 타고 남극탐험 어떠세요” 신개념 가치여행 제안
 
송미선(경영95-99) 하나투어 대표

쇼핑 없는 ‘여행 상품2.0’ 출시
여행 경험 공유 플랫폼 개발도


2020년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하늘길이 가로막히기 시작했던 그때. 여행업계의 위기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송미선 동문은 하나투어 대표이사에 부임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소속으로 긴 시간 가까이에서 하나투어를 지켜본 그는 바이러스의 끈질긴 위협 속에서도 여행의 가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송미선 동문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BCG에서는 퇴사를 ‘졸업한다’고 말합니다. 졸업하고 다른 회사에 간다면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챙기고 싶었어요. 매일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출근합니다. 하나투어가 걱정 없이 잘 운영되는 회사였다면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43개에 달했던 자회사를 32개로 줄이고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등 코로나 위기가 아니었다면 쉽게 단행할 수 없었을 과감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나투어가 가장 잘하는 일이자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산업인 ‘여행’에 집중하고 있죠.”

여행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송 동문은 쇼핑 없이 여행에만 집중하는 ‘상품 2.0’을 내놨다. 여행사는 으레 ‘쇼핑도 여행의 일부’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진정 고객이 원한 것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봤다고. 옵션을 최소화하거나 불가피하게 옵션을 판매할 경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췄고, 고객이 선호하는 관광지·식사메뉴·숙박호텔을 일정에 반영함으로써 여행자와 가이드 간의 신뢰 회복을 꾀했다. 나아가 프리미엄·스탠더드·세이브 등 상품 등급별로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 자유여행 수요까지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홈페이지와 모바일도 2.0으로 진화했습니다. 여행상품을 구입하는 온라인 쇼핑몰 기능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여행을 계획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여행플랫폼으로 발전시켰어요. 특정 여행지의 관광 정보를 안내하는 ‘플레이스’, 먼저 여행한 고객의 여행 스케줄을 공유하는 ‘플래너’, 실시간 현지 정보를 제공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하나라이브’가 탑재돼 1년에 한두 번 여행을 떠날 때만 찾는 서비스가 아니라 지속적인 여행경험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으로 구축했습니다. 대리점에 의존했던 B2B 판매 채널을 온라인 B2C 판매 채널을 통해 보완하는 의미도 있죠.”

해외 나가기가 어려워진 만큼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기대는 높아졌다. ‘얼마나 싸게 갈 수 있나?’ 하는 물음보다 ‘안전한가? 다녀올 만한 가치가 있나?’ 하는 물음에 무게가 실린다. 방역을 목적으로 입국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자유여행보단 여행사가 안전을 담보하는 형태의 여행이 선호될 것이며, 불특정 다수가 동행하는 단체 패키지여행보단 지인들과 떠나는 소규모 여행이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송 동문이 프리미엄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 하나투어의 하이엔드 여행 브랜드 ‘제우스월드(ZEUS world)’는 이런 배경에서 출시됐다.

“제우스월드는 일반 프리미엄 패키지상품과 격을 달리하는 최고급 여행상품으로 1대 1 상담, 공항 라운지 및 VIP 의전 서비스, 단독 차량 이동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최적의 동선, 고객 맞춤형 일정 편성은 물론 국내외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우대 혜택을 포함하고 있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무언가’보단 특별하고 차별화된 ‘어떤 것’에 초점을 둔, 오직 한 사람에게만 딱 맞춘 맞춤옷 같은 여행상품입니다. 할리우드 배우처럼 전용기를 타고 떠날 수도 있고, 광활한 남극 대륙을 탐험할 수도 있어요. 쏟아지는 오로라와 별빛 속에서 잠을 잘 수도 있죠. 평소 갖고 있던 여행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 드릴 것입니다. 동문 여러분께 자신 있게 추천 드려요.”

하나투어는 그밖에도 각양각색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15가지 테마 상품을 출시했다. 랜드마크 중심의 핵심관광 투어, 반일 이상 자유여행이 포함된 관광+자유 투어, MZ세대에 특화한 2030테마 투어, 역사·인문학, 아트·문화, 휴양·레저, 힐링·휴양, 다이닝·미식, 체험·클래스 등 일반 테마와 종교, 골프, 트래킹, 크루즈, 액티비티, 허니문 등 전문 테마로 구성된다. 일본 전통가옥, 베르사유 궁전에서의 특별한 숙박을 포함하는 ‘하나투어 오리지널’ 상품은 메타버스, ESG, 어드벤처 등 화제가 되는 트렌드를 가미해 눈길을 끈다. 항공·숙박·렌터카·입장료 등을 ‘에어텔’, ‘에어카텔’, ‘카텔’, ‘티켓텔’ 등 고객의 필요에 따라 조합해 구입할 수 있는 결합상품도 내놨다. 

송 동문은 “결국 가격경쟁이 아닌 가치경쟁을 추구하려고 한다”며 국내 여행업계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과거의 하나투어 그리고 여행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함으로써 여행의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사람들은 여행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왜 여행을 가는지,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게 됐죠. 팬데믹이란 초유의 상황 속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현재의 행복, 그것을 추구하는 최적의 수단이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잠시 비를 피하지만, 비가 계속 오면 곧 우산을 펼쳐 들고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생각해요. 비가 그치듯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더 좋겠지만,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조심스레 여행을 떠나는. 하나투어가 여행자들의 든든한 우산이 되겠습니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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