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24호 2021년 11월] 뉴스 본회소식

160여 동문 수담으로 통했다…농생대 3연패 쾌거

제17회 동문 바둑대회

160여 동문 수담으로 통했다…농생대 3연패 쾌거
 
제17회 동문 바둑대회


지난 11월 14일 모교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동문 바둑대회에 바둑 애호가 동문과 재학생, 교직원 등 160여 명이 참석해 열띤 대국을 펼쳤다.  


농생대 3연패 쾌거
최강조 안성문 동문 우승

남여 재학생 10여명 참가
본회, 바둑부학생 전원장학금


11월 14일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서울대학교 동문 바둑대회에서 농업생명과학대학 팀이 3년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 팀이 내리 3연패를 기록한 것은 대회 역사상 처음이다. 

농생대 팀은 김기옥(농생물71-78)·노근수(임산가공77-84)·이재철(농업토목86-91)·홍순선(식물생산과학92-00)·지성욱(바이오시스템소재99입) 동문으로 팀을 짜 출전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숙적’ 인문대팀과 맞붙었다. 

그간 농생대는 인문대(구 문리대)와 결승에서 네 번 만나 두 번씩 사이좋게 우승을 나눠 가졌다. 준우승과 3위에 여러번 오르다 지지난 대회부터 연거푸 승리를 따내며 물이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열린 대회인데도 기력은 그대로였다. 

농생대 팀 주장 이재철 동문은 팀의 강점으로 “선수 실력이 전체적으로 고르고 탄탄해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꼽았다. 70·80·90년대 학번이 고루 포진하고 오랜 전통의 서울대 바둑부와 농생대 기우회에서 활동해온 실력자들이다. 첫 준우승을 거뒀을 때 당시 재학생이었던 지성욱 동문을 영입하며 과감한 팀 구성도 보여줬다.  

그럼에도 승부를 가른 차이는 운으로 돌렸다. 이 동문은 “인문대와는 서로 계속 5 대 5 승부라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그래도 운이 한두 번 더 따라준 것 같다. 이대로라면 계속 서로 이기고 질 것 같다”고 말했다. “3연패라 주위의 질시가 있을 것 같아서 다음엔 새로운 멤버 영입을 생각 중”이라며 웃음지었다.                        



11월 14일 열린 제17회 본회 바둑대회에서 농생대 팀이 3년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지성욱·이재철 동문, 오세정 총장, 홍순선 동문, 이희범 회장, 김기옥·노근수 동문.


개인전 최강조 우승은 제4회 개인전 우승자이자 문리대 팀으로 네 번 단체전서 우승한 안성문(정치83-87) 동문에게 돌아갔다. 안 동문은 “파도 파도 끝 없고, 답 없는 공부는 바둑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안성문 동문 인터뷰 바로가기)

이번 대회는 위드 코로나 전환을 기다려 가을에 열렸다. 2004년 제1회 대회와 같은 날짜, 같은 장소다. 입구에서 체온과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탁자는 2m씩 띄워 배치했다. 낮 기온이 16도까지 오른 가운데 참가자 160여 명은 가을바둑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애기가로 유명한 김동녕(경제64-68)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대회장을 맡고 박치문(국문68-79 전 한국기원 부총재) 운영위원장, 신병식(미학73-78 전 SBS 논설위원) 운영위원, 심판위원으로 서능욱 9단, 고재희 9단, 오주성(물리천문07-11) 2단이 참석했다. 김종섭(사회사업66-70) 상임부회장이 개인전에 나왔고, 모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송혜령 3단도 대국장을 찾았다.

경기가 고팠던 동문들은 야외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불편을 기꺼이 감수했다. 참석자 중 최고 학번인 김종문(기계공학50-54) 동문은 “기원과 노인정이 아직 닫혀 있어 인터넷 바둑만 쭉 뒀다. 대학 중에서도 이런 바둑대회를 여는 곳은 서울대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신입생 송준협(수학교육21입) 씨는 “앞 사람보다 바둑판에 집중하게 되니까 학번이 높은 분을 상대한다고 해서 부담되는 건 없다”고 했다. 대전관악기우회 동문들도 먼 거리를 달려왔다.   



참가자들은 긴 시간 마스크를 쓴 채로 대국에 임했다. 


생수 외에 실내 취식이 불가능한 탓에 점심시간에는 야외 테이블에서 본회가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오른쪽 사진).


이희범 본회 회장은 송혜령 3단을 비롯해 동문들과 직접 대국을 즐겼다. 개회사에서 “남성 기사뿐 아니라 한국 여성 기사들이 중국을 완파하고, 바둑이 아프리카, 유럽, 심지어 미국으로 전파돼 자랑스럽다”며 “온라인 대국도 활발한 바둑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장 적합한 스포츠”라고 말했다.  

오세정 모교 총장은 “바둑판 위 돌 하나는 힘이 미미하지만, 돌과 돌이 이어서 형성한 세력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며 “동문들의 지지와 도움 속에 발전을 모색해 나갈 때, 우리 대학은 세계적인 지성의 전당으로 존경 받는 커다란 집을 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초반 ‘따다닥’ 돌 놓는 소리만 울려퍼지던 대회장엔 시간이 지나며 웃음과 대화가 늘었다.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다 집 수를 세어 승부를 가리는 계가(計家)까지 가기도 일쑤였다. 자못 초조한 표정의 양 선수들은 재빨리 결과를 알려주는 구경꾼들의 말에 희비가 엇갈렸다. 서능욱 9단 등 프로 심판위원들은 엄정한 판정을 내리면서도 시간에 쫓기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수를 깨우치도록 도왔다. 

개인전에 참가한 박의동(조선공학73-77) 동문은 “동문들도 경기 중 실수라도 하면 억울해 하는 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둑의 좋은 점은 많은 승패를 겪으며 이기고 지는 게 별 것 아님을 체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본회는 이날 참가 재학생 1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국 종료 후 진행된 경품 추첨에서 이희범 회장이 협찬한 65인치 TV는 김석조(법학58-62) 동문에게 돌아갔다. 참석 동문 전원에게 보디용품과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후원한 텀블러를 증정했다. 



1. 재학생 참가자 장학금 전달식.


2. 대국을 알리는 김동녕 대회장의 타징.


3. 김종섭 상임부회장(왼쪽)과 오주성 2단의 대국.


4. 염상현(왼쪽) 동문과 지성욱 동문 자녀의 친선 바둑.


5. 김석조(왼쪽) 동문이 이희범 회장이 후원한 TV에 당첨됐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