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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호 2021년 7월] 문화 신간안내

30년 언론인이 목격한 ‘위대한 정치인’ 3金

김인규 동문이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3김(金) 시대를 복원

화제의 책

30년 언론인이 목격한 ‘위대한 정치인’ 3金



위대한 정치인, 3金

김인규 전 경기대 총장
나남출판


KBS 기자, 정치부장, 사장을 거치며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한 김인규(정치69-73) 동문이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3김(金) 시대를 복원한 책. 민주화의 주역으로 대통령까지 역임했던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킹메이커 김종필 등 한국 현대정치사를 풍미한 큰 인물 3김의 역사를 예리한 언론인의 시선으로 다시 썼다.

김 동문은 3김 시대를 직접 취재하며 경험했던 산증인으로서 기자시절부터 30여 년간 기록한 취재수첩 30권과 일기장 40여 권을 꺼내 ‘위대한 정치인’ 3김을 재조명했다. 특히 3김 시대의 시작이자 민주화의 열망이 가득했던 ‘서울의 봄’ 당시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국면을 숨 가쁘게 추적한 대목은 이 책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백미다. 3김 모두에게 직접 쓴 휘호를 선물 받았다는 보기 드문 인연이 있는 그는 3김이 정치인으로서 남긴 족적뿐 아니라 붓글씨와 다양한 에피소드에 보이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까지, 지금껏 본 적 없는 3김을 소개한다.

김인규 동문은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3김이 잊혀 가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한다.

“경기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3김이 누구냐는 한 학생의 질문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3김은 한국 현대정치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분들 아닌가. 3김 시대의 산증인으로서 3김의 역사를 젊은 세대에게 전해야 한다는 간절한 사명감으로 3김 시대를 복원했다. 우리 사회의 위인을 찾아내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언론인의 의무라 생각했다.”

책은 3김 시대를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총 세 시기로 구분하며 3김의 정치적 행보와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최초의 3김 시대는 1979년 10·26사태 이후 3김이 각 당의 총재와 민주화 인사로서 정국을 주도하던 시기로, 1980년 5월 17일 김대중·김종필의 구금, 김영삼의 가택연금으로 막을 내린다.

두 번째 3김 시대는 1987년 3김이 각 당의 총재로서 맞붙은 13대 총선부터 1990년 3당 합당까지를 이르며, 마지막 3김 시대는 1995년 김종필이 민자당 탈당 이후 자민련을 창당하며 3김이 다시 한번 각자 당을 진두지휘하고 2004년 김종필의 정계 은퇴로 마침내 3김 시대의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를 말한다.

그는 김영삼을 ‘부지런한 승부사’, 김대중을 ‘꼼꼼한 집념의 정치인’, 김종필을 ‘감성적 협상가’라 평가한다. 14대 대선 당시 ‘초원복국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공명선거를 꿈꿨던 자신이라 주장하며 위기를 극복했던 김영삼의 승부사 기질,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이뤘던 김대중의 집념, 풍부한 감성을 지녔고 3당 합당, DJP 연합 등으로 정국의 향방을 결정했던 김종필의 협상가적 면모를 그들의 주요한 특징으로 본 것이다.

3김이 한국 사회의 ‘편 가르기’ 문화를 고착시켰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저자는 수십 년간 한국 정치에 큰 업적을 남긴 3김을 ‘위대한 정치인’이라 정의한다. 김 동문은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실시, 김대중은 IMF 위기 극복과 일본 대중문화 개방 및 남북정상회담 개최, 김종필은 협치의 리더로서 정국을 주도했다”며 “이들을 위대한 정치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대권 잠룡들의 출사표가 줄을 잇고 있는 지금 한국 현대 정치의 한 획을 그었던 위인들의 행적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