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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호 2019년 12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배도운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 인터뷰

“2억7000만 세계 최대 회교국 인도네시아, 30년 뒤 세계 5위국 된다”
해외 동문을 찾아서

“2억7000만 세계 최대 회교국 인도네시아, 30년 뒤 세계 5위국 된다”

배도운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
인도네시아 PT.DOOSAN CIPTA BUSANA JAYA 대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서울대 동문이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본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에서 활약 중인 동문을 발굴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의류 봉제 업체를 운영 중인 배도운(언어79-83) PT.DOOSAN CIPTA BUSANA JAYA(이하 PT.DOOSAN) 대표를 서면을 통해 만났다.

배 동문은 1996년 대우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부임해 1998년 봉제 업체를 설립했다. PT.DOOSAN은 현재 3개 지역 공장에 1만여 명의 종업원이 근무하며 연간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의류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배 동문은 또한 2017년부터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을 맡아 한인 2세들을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와의 첫 인연은 어떻게 되십니까.
“1996년 대우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부임하여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살고 있습니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처음 인도네시아 생활할 때는 더운 날씨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다 보니 현재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생활에 다른 불편함은 없으나 의료 환경, 특히 응급 의료 환경이 열악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자카르타에 23년 정도 사셨는데, 인도네시아는 어떤 나라입니까.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대상인 아세안 본부가 위치한 중심 국가로 우리의 주요한 경제 및 외교 파트너 국가입니다. 최근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의 타결로 향후 한-인도네시아 간의 교역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최대 회교 국가이면서도 불교, 기독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에 대한 문호도 개방되어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또 150여 종족이 1만7,000여 개의 섬에 살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이루고 화합하며 사는 모습은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그리고 광활한 영토 내의 풍부한 자원 등으로 30년 후인 2050년에는 세계 5위권의 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세계 최대 회교 국가입니다. 테러 등은 많지 않나요?
“잘 아시는 대로 발리 폭탄 테러가 있었고 자카르타에서도 두 번의 테러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관과 호텔 아파트 등에는 삼엄한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만, 현지 경찰의 정보 수집 능력과 치안 능력이 뛰어나 일상에서는 테러의 위협 등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관광지라면.
“2박 3일 코스로 족자카르타의 보르부드르 사원과 유적지 방문, 수라바야의 부르모 화산 일출과 온천 등을 추천합니다, 자카르타에는 사파리, 식물원, 차밭, 따만 미니, 모나스 광장 등 이틀 정도의 관광 코스와 1시간 거리 내의 30여 멋진 골프 코스가 있고요. 뿔라우 스리부는 자카르타 인근 천개의 섬으로 1박 2일 코스의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3시간 30분 거리의 마나도는 세계 10대 스킨 스쿠버 명소지요.”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96년 대우의 인도네시아 여성 의류 생산 법인장으로 부임한 이후 97년 IMF 사태, 이어 98년 대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포스코에서 대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의류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해 개인적인 진로 선택을 고민한 끝에 직장 생활을 접고 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의 영업 업무 경험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 공장을 경영해 본 경험 덕분에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은 크지 않았으며,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노동력과 현지 공장 경영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PT.DOOSAN 소개를 해주세요. 한국의 두산그룹과 연관이 있습니까?
“한국의 두산그룹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SPA 업체의 주문을 받아 여성용 의류인 블라우스, 드레스, 스커트 등을 제조, 수출하고 있습니다. 서부 자바 주 3개 지역의 공장에 약 1만여 명의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약 2,200만장의 의류, 약 1억5,000만 달러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업체를 운영하면서 고비도 있었겠지요.
“사업을 시작한 이후 크게 두 번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2009년 매출이 대폭 감소하는 위기를 맞이했으나 2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에이치앤엠, 망고, 자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오더를 수주해 매출을 회복했습니다.

2012년 이후 최저 임금이 폭등해 주력 생산 공장을 저임금 지역으로 이전 추진하던 중 공장 인허가 문제로 2016년 저임금 지역에 완공한 공장을 2년 동안 가동을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지난해 5월부터 정상 조업을 개시했습니다.

흔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운칠기삼이란 표현을 많이 쓰는데, 저 같은 경우는 어려울 때마다 집사람의 내조와 기도가 위기 극복에 운칠보다 더한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모교 졸업생이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당연합니다만, 우리 회사가 모교 후배들에게는 많이 부족합니다. 참고로, 제가 인니 연수원장 직을 맡고 있는 대우 GYBM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국내 대졸 청년들을 선발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4개국에서 1년간 교육해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프로그램이며 비용은 무료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5기생이 연수 중이며 지금까지 약 120명이 연수 후 인도네시아에 근무 중입니다.”

96년 진출, 98년 봉제업 시작
자라 등 SPA 브랜드 OEM 제작
3개 공장 1만여 종업원 두고
연간 1억5000만 달러 수출
한국국제학교 이사장도 맡아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으로도 봉사하고 계시지요. 학교 소개를 해주신다면.
“JIKS(Jakarta International Korean School)는 올 초 40회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과 인도네시아 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콘텐츠를 갖춘 국제학교입니다. 1~12학년까지 7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80여 명의 교사진이 한국 교과 과정은 물론 국제학교란 이름에 걸맞은 영어 교육, 다양한 방과 후 예체능 교실과 영재교육 과정을 운영해 우리 2세들을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키워내고 있습니다.”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에 한국에 있는 학생들이 방학 등을 이용해 단기 수업을 받을 수 있나요?
“학교 시설이 뛰어나고 원어민 교사가 20여 명이어서 방학 중 영어 캠프 같은 것을 운영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있습니다. 다만, 숙박 시설이 준비돼 있지 않아 현재 추진 중인 기숙사가 건립된 이후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국제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동문 후배인 김경국(수의학86-90)의 소개로 JIKS 학생을 후원하는 독지장학회와 관계를 맺고 있던 중 전임 이사장님의 권유로 이사회 멤버가 됐으며, 2017년 4년 임기의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모교를 졸업해 이곳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공군 학사 장교로 군 복무를 했으며, 군 복무 중 지금의 아내와 7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대우에 입사해 여성 의류 수출 영업 업무를 담당했고, 90년 이후 해외 생산 수출 영업 업무를 하다가 96년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2019년을 뒤돌아보신다면.
“감사하는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도 여러 일들이 많았습니다만, 한 해의 끝자락에서 돌이켜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대과 없이 마무리 되고, 가족이 건강하게 한 해를 보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인 한 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0년 새해 계획을 들려주십시오.
“새해는 저희 부부가 환갑을 맞이하는 해입니다만 다른 거창한 계획보다는 다시 감사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희 가정과 제가 책임을 지고 있는 회사,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대우 GYBM 인도네시아 연수원의 모든 계획이 다 이루어져서 다시 감사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이 왜 즐거웠을까 돌이켜보면 재인니 서울대동문회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정신적 지주 배상경(경제56-61) 선배님을 비롯한 동문 선후배님들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었기에 자카르타를 마치 서울처럼 느끼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재인니 동문 선후배님들, saya cinta mu~(사랑합니다)”
김남주 기자


배 동문은

동갑내기 아내와 사이에 86년생 딸(홍익대 미대 졸), 87년생 아들(모교 경영대학 졸)을 두고 있다. 배 동문은 “딸, 아들의 좋은 배필 소개를 부탁한다”고 했다. 취미로 바둑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