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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호 2019년 8월] 문화 맛집을 찾아서

“미국식 바비큐의 투박한 ‘리듬’에 한국식 단짠단짠 ‘화음’ 넣었어요”

음대 박사 이종서 ‘올댓비트’ 오너셰프



“미국식 바비큐의 투박한 ‘리듬’에 한국식 단짠단짠 ‘화음’ 넣었어요”

음대 박사 이종서 ‘올댓비트’ 오너셰프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본점 운영
2018·2019년 블루리본서베이 맛집
음악도 전공 살려 DJ바 설치



“요리는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킵니다. 입안으로 가져가 씹기 전부터 눈으로 보고 향을 맡으며 맛을 음미하죠. 오감을 자극하는 종합예술 같아서 항상 새로운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종서(음대 이론전공87-91) ‘올댓비트’ 오너셰프는 요리를 화제에 올릴 때마다 거듭 ‘셰프의 창작물’이라 칭했다. 미국 뉴욕 소재의 ‘프렌치 커리너리 인스티튜트(French Culinary Institute)’에서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그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의 인턴을 거쳐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 ‘르 서크(Le Cirque)’에서 모든 주방 업무를 섭렵했다. 조카뻘 되는 어린 동료들과 경쟁하며 1년 만에 수셰프가 됐고, 유학 시절 일찌감치 레스토랑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다. 남다른 자부심의 근거다.

“모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한 후 199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뉴욕대에서 작곡과 뮤직 테크니션 관련해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졸업연주회를 마치고 논문을 준비하는 동안 호기심에 이끌려 직장인반 요리 과정을 수강했습니다. 한국에선 3, 4년 전 스타 셰프가 등장하는 등 요리 붐이 일었지만, 미국에선 제가 유학 중이던 2000년대 중반에 한창 인기였어요. 그러한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재미로 시작한 요리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종서 동문은 촉망받는 뮤지션이었다. 모교 음대 명예교수인 고 이성균(기악52-57) 동문과 성악가인 김효경(성악54-58) 동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니, 그에게 음악은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웠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음대 교수가 되거나 음악가로서 활동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이 동문은 인생의 대전환이 일어나게 된 원동력으로 ‘새로운 성취감’을 꼽았다. 부모님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성과물을 원했던 것.

이성균·김효경 동문은 아들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에 처음엔 섭섭해했지만, 나중엔 자랑스러워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있는 본점이 2018, 2019년 연속 ‘블루리본서베이’ 선정 맛집에 등재됐으며, 2016년엔 스타필드 하남에 직영점을 내는 등 뜻한 바를 이뤄냈으므로.


올댓비트의 바비큐




올댓비트는 지난해 ‘올댓미트’를 리노베이션하면서 새로 붙인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다양한 육식 요리 전문점을 표방한 올댓미트는 스모크향이 제대로 밴 미국식 바비큐에 이 동문이 개발한 특제 소스를 결합, 단짠단짠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 메뉴를 재구성했다. 미국식 바비큐란 개념도 희박했던 2014년 오픈해 프렌치 스타일의 애피타이저와 각종 크래프트 비어, 몰트위스키, 와인 등을 곁들여 환상의 궁합을 선보여왔다.

“올댓비트는 올댓미트의 특색을 유지하면서 음악 쪽으로 한 걸음 나아간 다이닝 레스토랑입니다. 음악에 대한 저의 애틋함을 담고 있죠. 레스토랑 중앙 벽면에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는 것도 그렇고요. 보일 듯 말 듯 둘러쳐진 스팽글 커튼, 핑크와 블랙의 조합으로 이뤄진 모던한 인테리어를 통해 섹시한 인상을 풍기도록 디자인했어요. 미국식 바비큐에 기초하지만 한국식 조개탕도 있고 일본식 전복찜도 있는, 여러 나라의 음식을 조금씩 결합한 메뉴들을 구성 중입니다. 국경을 넘어 세계의 요리들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그런 개념의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어요.”



신사동 올댓비트 전경


사업가로서 이 동문은 아직 막연하지만 ‘올댓’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다. ‘올댓누들’, ‘올댓포차’, ‘올댓피시’, ‘올댓베지터블’ 등 이미 몇몇 개는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 20년 미국 유학의 후반 10년을 오로지 요리 공부에 쏟아부었지만 이 동문은 요리가 어려워져선 안 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가격도 좀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경기 탓도 있지만, 고급화 전략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바비큐를 선택한 것도 서민 음식의 하나였기 때문이죠. 셰프의 입장에서도 특별한 계층에만 소비되는 음식보단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맛보는 음식을 만드는 게 더 보람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음악이 더 널리 향유되길 희망하는 음악가처럼요.”

30여 명이 식사할 수 있고, 프라이빗 룸도 2개가 있다. 발렛파킹, 네이버 예약도 가능하다.


주소: 강남구 언주로170길 24
문의: 02-3443-3595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