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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호 2019년 2월] 기고 에세이

모택동·마오쩌둥…머카더·맥아더…

박상혁 동문기고 한글의 세계화
동문기고

모택동·마오쩌둥…머카더·맥아더…


박상혁
공업교육69-77
안성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 국민이 세계 여행을 가서 차량 대여를 할 때 이제는 내비게이션을 빌려서 한글로 현지 지명을 쳐도 현지 지도 지명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구글어스에서도 세계 지도에서 지명이 한글로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자기 나라의 고유 글자가 없는 나라들도 한글을 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이 늘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그런데 옥에 티라 할까. 우리 한글에도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75% 지역에서 쓰이는 영어 알파벳 발음 중 F, L, V, Z 와 Th 발음이 우리나라에는 없다. F, V와 Z 발음은 한글 창제 당시 순경음(입술 가배야반 소리)이라 하여 존재하였으나 근대에 와서 쓰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한 발음표기 원칙이 특히 고유명사는 원어 발음에 충실히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모택동’은?중국어 원어 발음에?충실한다고 ‘마오쩌둥’으로 바꾸면서, 2차 세계대전 영웅 MacArthur는?원어 발음이 ‘머카ㅡ써’ 혹은 ‘머카ㅡ더’인데 그냥 ‘맥아더’라고 쓰고 있다. 이 경우는 원어 발음에 충실히 따른 것이 아니다.

굳이 고유명사가 아니라도 외래어 중 영어 표기에 대하여 예를 들면 Hot을 하트 또는 핫이라고 미국식으로 쓰면서도, Shopping은 미국에선 ‘샤핑’이라 발음하는데,?이때는 영국식으로 ‘쇼핑’이라고 쓴다. Box도 마찬가지로 미국식으로 항상 ‘박스’라고 쓰면서?Body는 ‘바디’라 표기하기보다는 ‘보디’라고 영국식?발음으로 표기한다. 즉 사용?나라 기준이 없는 것이다. 즉 미국식 발음과 영국식 발음이 서로 다른 경우도 많은데 둘 중 어느 하나로 정해주지? 않고 겸용 내지는 편용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에서 S는?‘ㅅ’보다는(특히 초성으로 쓰일때) ‘ㅆ’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ㅅ’발음으로 쓰게 하고 있다. 예를 들면, Solution은  ‘썰루ㅡ션’이?가까운 발음인데 ‘설루션’으로 쓰고 있다. 알파벳 ‘O’ 는 ‘어, 아, 오, 오우, 으’ 등으로 쓰일 때마다?다양한 발음을 갖고 있는데도 무조건 ‘오’라 발음 표기하는 경향이 있다. Opinion 도 ‘어피니언’인데 모든 신문이 ‘오피니언’으로 표기하고 있다. Condition도?‘컨디션’이 그래도 가까운 발음인데?‘콘디숀’ 또는 ‘콘디션’이라 표기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쓰이는 ‘IC’?또는 ‘I.C’는 Integrated Circuit의 약자로 쓰이거나 혹은 Iesus Christus, 즉 Jesus Christ(구세주 예수)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고속도로의 입체 교차로 라는 뜻의 Interchange의 뜻으로 쓰면서 ‘IC’라고 약어를 쓴다. 이것은 약어 법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즉 영미에서는 한 단어를?두문자(머리글 약어)로 안 쓴다. USA나 U.S.A.는 세 단어를 간략히 표기한 두문자이다. 또 다른 예로는 우리나라 대학교와 언론 방송에서도 오전?8시와?오후 11시를 a.m. 8:00와? p.m. 11:00 라고?잘못 쓰고 있다. 영미에서는 8:00 a.m. 과 11:00 p.m. 이라고 표기한다. 위의 예와는 반대로 한글을 영어로 표기하는 데도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면 주식회사 대림도 ‘Daerim’이 가까운 표기라 할 수 있는데? ‘Daelim’이라고 표기해서 외국인은 ‘댈림’이라 발음한다. R과 L 발음을 구별 못 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도 원칙을 정해서 한글세계화의 초석이 마련될 수 있도록 외래어 표기법의 재정비가 시급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