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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호 2018년 10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지구온난화 1.5℃ 이내로 억제하면 사막화 위험 확 줄어…연구로 입증”

박창의 중국 남방과기대 연구교수
박창의  중국 남방과기대 연구교수

“지구온난화 1.5℃ 이내로 억제하면 사막화 위험 확 줄어…연구로 입증”




‘1.5℃와 2℃. 0.5℃ 차이에 불과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사막화 위험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박창의(지구환경과학03-07) 중국 남방과기대 연구교수는 지구온난화를 0.5℃ 감소시키면 지표건조화 발현시점이 나타날 지역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예측해냄으로써 한국인 최초로 ‘세계기상기구(WMO) 2018년 젊은 과학자를 위한 연구상’을 받았다. 중국에서 연구에 매진 중인 박창의 동문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기후변화에 따른 전 세계적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후 2℃로 제한하고, 가능한 1.5℃ 이하로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1.5℃ 및 2℃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양상과 그 차이를 예측하여 관련 정책에 활용될 과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기후학자들의 중요한 과제가 됐죠. 올해 초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출판된 제 논문 ‘지구온난화가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되면 심각한 건조화의 발현이 억제된다(Keeping global warming within 1.5℃ warming constrains emergence of aridification)’는 파리협정 준수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과 그에 따른 피해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여름 대한민국을 찜통더위에 시달리게 했던 기록적인 폭염도 그중 하나이며, 태풍 및 가뭄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 남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하비는 1961년 이래 텍사스에 상륙한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으며 107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1,25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허리케인 어마와 호세가 중남미 국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이렇듯 강력한 허리케인이 연달아 발생하는 보기 드문 현상이 최근 빈번해졌다.

한국인 첫 WMO 젊은과학자상
기후건조도 변화 등 환경 연구

“태풍 피해는 대개 태풍의 강도와 비례하는데, 온난화의 영향으로 태풍이 발생하거나 태풍이 지나치는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태풍에 더 많은 에너지가 공급돼 더욱 강력해집니다. 올해 제주도를 강타한 태풍 솔릭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어요. 또한 이상기후에 따른 농어업 수확량 감소는 농수산물 가격 변동을 통해 피해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줍니다. 2012년부터 4년 동안 지속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대가뭄이 이 지역의 아몬드 생산량을 급감시켜 아몬드 가격 폭등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그 좋은 예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통한 지구온난화 억제는 국경을 초월한 중요과제입니다.”

문제는 경제적 비용이다. 지구온난화를 2℃보다 1.5℃ 이내로 유지하려고 할 때 그로 인한 피해가 더 적을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세계 산업 전반에 끼칠 제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경제적 비용을 감안하면 0.5℃ 차이의 지구온난화가 과연 그만한 제약과 비용을 감수해도 좋을 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는지 밝혀내는 것이 중요했다. 박 동문의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사막화와 관련해서, 2℃ 온난화 땐 남유럽과 중남미,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지표의 25%가 넘는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건조화 위험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1.5℃ 온난화 땐 2℃ 온난화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1.5℃ 온난화가 2℃ 온난화에 비해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해수면 상승 등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엔 천년에 한 번의 확률로 나타날 폭염이 1.5℃ 및 2℃ 온난화에선 각각 15번, 30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해수면 상승폭 또한 그 차이가 두 배에 달하죠. 이와 같은 연구결과들과 함께, 제 연구결과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독려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창의 동문은 2016년 9월 정수종(대학원02-04) 모교 환경계획학과 조교수의 추천으로 중국 남방과기대에 부임했다. 모교서 대기과학과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으로 간 최초의 박사후연구원이다. 연봉을 비롯한 근무조건이 우수하고 연구 분위기가 자유로워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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