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4호 2016년 11월] 문화 신간안내
서승일 저 '동해물과 백두산이 늘 푸르고 높게' / 권혁승 저 '사친문학'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안한다 / 사라져가는 효사상 일깨우는 문학지
동해물과 백두산이 늘 푸르고 높게
서승일 전 공정위 상임위원 / 영림카디널·12,000원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안한다
“조선 사람은 거짓말을 잘 한다. 그리고 거짓말을 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남에게 자랑한다.” 하멜표류기에 나오는 말이다. 하멜이 우리 민족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렇게 힐난한 것일까? 그가 억류 생활을 하면서 조선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며 새겼던 단상은 아니었을까?
책의 저자 서승일(행정67-71) 동문은 언제부터인가 내심 찜찜한 의문을 던져놓고 해법을 찾고자 했다.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 남과 경쟁하며 이기려다 보니 사기도 치고 거짓말을 했다고 치자. 어찌 보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자식을 먹여 살리려 몸부림치다 보니 터득한 인생의 요령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라 누구나 의식주를 해결할 만큼 살 수 있게 되었는데도, 왜 우리는 남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난맥(亂脈)의 사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저자는 겉으로 보이는 우리의 풍요로움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역설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는 기적을 이뤘지만 정신문화는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법을 지키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도덕과 예의가 실종됐으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깎아내리는 자학의 사관이 판치고 있다. 또 사회 공동체 의식을 위협하는 지역이기주의가 여전하고 철학도 방향도 없는 교육의 후유증으로 방황하는 아이들을 쏟아내고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날로 심각해져 국가 존망을 우려하는 소리가 터저 나올 지경이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쌓아온 나라의 토대가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놓여 있다.
서 동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방안으로 스위스 등 서구 선진국가의 사례를 소개하며 ‘문화국가’를 제시한다. 문화국가란 국민 전체가 정신 재무장 운동을 통해 만들어내는 새로운 틀의 국가를 뜻한다. 다시 말해 정직하고 법을 잘 지키는 사회, 예의와 도덕이 있는 사회, 굳건한 공동체 의식으로 뭉친 사회, 대대손손 자손이 번성하는 사회 그리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와 국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재무 관련 공직자의 길을 걸었던 서 동문은 “30년의 공직 생활과 10년의 민간 부문에서의 경험이 어우러져 이야기의 범위가 넓어졌고 자칫 헛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들었다”며 “하지만 지나치게 전문화된 시대에 통합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답답해하는 사람들과 그 심정을 공유하면서 희망의 씨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무기력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일깨우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친문학
권혁승 전 서울경제신문 사장 / 백교문학회·15,000원
사라져가는 효사상 일깨우는 문학지
우리 전통의 효 사상을 함양하고 세계화하기 위해 국민교육의 기본 방향을 교정하고자 하는 취지의 연간 문학지 ‘사친문학’이 창간됐다.
사친문학이란 신사임당이 어버이를 그리는 마음에 지은 한시 ‘사친시(思親詩)’에 기원을 둔 것으로 효 사상을 담은 문학을 가리킨다. 효 정신을 장려하고자 ‘백교문학상’을 제정한 권혁승(상학53-57) 발행인은 창간사를 통해 “부모를 공경하는 한국인의 대가족제도와 효가 퇴색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하며 “효 사상의 함양운동을 국내외로 알차게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 동문은 사임당의 ‘사친시’와 아들인 율곡 이이의 ‘선비행장’에 나타난 지극한 효심을 기리며 강원도 강릉에 사모정(思母亭)공원을 건립하는 등 효와 가족사랑을 알리고자 노력하여 효 사상 전도사로 정평이 나 있다.
창간호에는 문인을 비롯해 학자, 언론인 등 77인의 글 77편이 실려 있다. 조 순 전 경제부총리, 김후란, 이근배, 문효치 시인의 축하의 글과 축시를 비롯해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의 ‘시와 사랑으로 가정의 복원부터’,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의 ‘어버이의 행장 기록하기’, 김종두 성산효대학원교수의 ‘효의 길, 사랑의 길, 행복의 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어머님께 드립니다’ 등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