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60호 2016년 7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대학원동창회 학림다방 개업 60주년 기념 대학史 포럼

문리대 ‘제26강의실' 학림다방의 추억


대학원동창회
학림다방 개업 60주년 기념 대학史 포럼





동문들의 추억이 가득한 대학로 학림다방이 올해 개업 60주년을 맞았다.


학림다방은 문리대 ‘제26강의실’로 불릴 정도로 서울대 동문들과는 각별한 곳이다. 학림제 등 축제를 준비하고, 시국에 대해 토론하며 때로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이었다. 서슬 퍼런 시대에 철학과 역사, 예술을 논하던 ‘진보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학림다방 개업 60주년을 기념해 대학원동창회(회장 최종고)는 올 초 이곳에서 ‘1950년~60년대 대학가 문화’를 주제로 제16회 대학사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양혜숙(독문55-59)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태주(영문56졸) 단국대 명예교수, 이삼열(철학59-63) 숭실대 명예교수, 홍영남(식물60-64) 모교 명예교수, 오윤덕(행정61-65) 변호사, 최종고(법학66-70) 모교 명예교수, 오세영(간호66-70) 서울여자간호대학 전 총장, 이영란(행정67-71)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충렬 학림다방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삼열 동문은 학림다방과의 추억과 관련해 “4·19 이후에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과별로 특색있는 행사를 모아 학림제라는 문리대 축제를 열었는데, 그 당시 이 곳에 와서 밤새우며 토론하곤 했다”며 “처음 학림 이름이 ‘鶴’이었는데 후에 ‘學’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동문은 “민주화 태동기이면서 허무주의가 대학가를 휩쓸었을 때 자살하는 친구도 있었다”며 “이곳에서 김지하를 비롯해 김종필도 불러 이야기하고 그렇게 고민한 담론들이 역사에 반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음악을 좋아해서 이곳을 자주 들렀다는 홍영남 동문은 다방 아주머니의 부탁을 받아 청계천에서 LP판도 사오고 통금 시간이 되면 자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홍 동문은 “여기서 도라지 위스키를 먹기도 했는데 소설가 김승옥이 술을 잘 먹었다”면서 “여기서 너무 노니까 딴따라 출신이냐”는 놀림도 받았다고 했다.


오윤덕 동문은 “법대 학생들은 낙산다방을 애용했지만 이덕희 선배와 만나면 여기로 만남 장소를 정하곤 했다”고 했다.


1987년부터 학림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충렬 대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으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받기도 했다”며 “젊은이들이 시대를 고민하고, 예술을 이야기해온 이곳이 언제까지라도 현재진행형 의미를 지니는 공간으로 남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