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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호 2016년 6월] 뉴스 모교소식

콧속 세포로 치매 조기진단…비용·시간 대폭 절감

첨단 과학기술로 미래 열어


콧속 세포로 치매 조기진단…비용·시간 대폭 절감


첨단 과학기술로 미래 열어
자율차·소프트로봇 개발 박차



각종 미래 유망기술 분야에서 모교가 선도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소프트로보틱스, 치매를 진단하는 의학기술에서 연이어 좋은 성과를 보여주며 미래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 5월 18일 이경수(기계공학81-85) 모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이날 자율주행차는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서 출발해 신갈분기점을 거쳐 영동고속도로 호법IC에 이르는 40㎞ 구간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서 국내 대학 최초로 자율주행차량 도로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한 뒤 나선 시험주행이다.


자율주행차량에는 사람이 탑승했지만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았고 차량에 단 각종 센서와 주행 프로그램이 신경망처럼 작동해 스스로 주행을 완수했다. 모교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량이 주변 차량 흐름에 따라 차선을 변경하고 차량 간격을 알아서 조정했다”며 “정체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정체가 풀리면 시속 90㎞까지 속도를 높이는 등 자연스러운 주행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20년까지 이면도로와 갓길 등 모든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달릴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에 성공한 모교 자율주행차




모교 연구진은 차세대 로봇인 ‘소프트 로봇’ 개발에서도 쾌거를 이뤘다. 조규진(기계설계92-98) 모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제1회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조 교수 팀은 아르마딜로를 본따 만든 스누맥스(SNUMAX)와 달팽이처럼 더듬이가 늘어나는 S.I.R.(Snail Inspired Robot) 등 두 대의 로봇을 들고 출전했다. 장애물 피하기와 계단 오르기, 물체 집기와 같은 6개의 미션에서 바퀴형 로봇 스누맥스는 참여 로봇 중 유일하게 모든 미션에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브리스톨대, 이탈리아 과학기술원을 비롯해 미국 터프츠대와 콜로라도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 8개국 23개 팀과 겨룬 결과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소프트 로봇 경진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모교 소프트 로봇 스누맥스

<사진=모교 공과대학 제공>




소프트 로봇은 주변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몸체를 변형시킬 수 있는 로봇으로 뱀이나 문어와 같은 부드러운 생명체의 구조와 메커니즘 등을 본따거나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다. 바닷속이나 산길처럼 실험실 밖의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로 웨어러블부터 재난구조까지 활용도가 높다. 조 교수는 지난해 모교 공대 역사상 최초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소금쟁이’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미래 질병인 치매를 치매 전단계(경도인지장애)부터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모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주 건(의학93-97)·김만호(의학86-90) 모교 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코 상피세포 내 마이크로 RNA-206(mir-206)의 발현양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제일 먼저 냄새를 구별 못 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했다. 이는 냄새를 뇌로 전달하는 후각신경계에 병리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에서 후각신경말단이 있는 상피조직을 떼어내 정량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을 통해 ‘마이크로 RNA-206’의 발현량을 검사한 결과 치매전단계 대상자는 정상인에 비해 7.8배, 치매 환자들은 41.5배의 ‘마이크로 RNA-206’ 발현량을 보였다. 우울증 환자들은 기억력이 저하됐음에도 ‘마이크로 RNA-206’ 발현량은 정상인과 같게 나와 치매와는 뚜렷하게 구별됐다.


주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치매검진에 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기억력이 떨어지는 환자들도 본인이 치매로 진행될 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발명한 치매약물인 ‘mir-206 억제제’를 치매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