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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호 2016년 2월] 문화 신간안내

저자와의 만남 : ‘1인 제조’ 선구자 유재형 대표의 99가지 팁

체험에서 나온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1인 기업' 조언

  

‘1인 제조선구자 유재형 대표의 99가지 팁

 



1인 제조

유재형 알에프캠프 대표 <이콘출판·15천원>

 


악화된 고용 시장, 침체된 경기 속에서 ‘1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RFcamp 유재형(경제88-93·아래 사진) 대표는 최근 ‘1인 제조-홀로 시작하는 사장님들을 위한 아흔아홉 가지 조언을 펴냈다. 지난해 81쇄 이후 102쇄를 찍었다. 알찬 실용서란 소문이 돌면서 새해 들어 찾는 이가 더 많아졌다

 

‘1인 제조로 돈을 버는 게 가능한가? 개발, 제조, 재무,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설사 가능하더라도 혼자서 일한다는 게 익숙하지도 않고, 게다가 혼자 회사를 하고 있다고 하면 남들이 무시하지는 않을까?’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하듯 아흔아홉 개의 조언을 제시한다. 체험에서 나온 조언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묵직하다.


126일 안양 인덕원 사무실에 만난 유 동문은 뼈아픈 실패의 경험 덕분에 실무적인 분야부터 1인 제조사의 대표가 지녀야 할 생활 습관, 삶의 자세 등 본질적인 이야기까지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에프캠프는 유 동문이 2004년 설립한 RFID 태그 제조업체다. 당시만 해도 1인 기업은 아니었다. 한창때는 2백여 명의 직원과 중국에 공장까지 둔 꽤 큰 업체였다. 품질보다 외형 확장에 몰두하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직원들은 모두 회사를 떠나고 2009년 여름 40억원 대의 빚만 떠안고 혼자 남았다. ‘1인 제조는 차마 죽을 수는 없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었다.


저 역시 1인 기업이라고 하면 콘텐츠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같이 무형의 산물을 제작하는 경우만 생각했지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 1인 제조가 가능하리라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1인 제조라는 개념이 우리의 산업구조 여건과 경제 환경에 최적의 기업 형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능 올림픽 14연패, 세계 6위 수준의 제조 인프라에서 보듯이 대한민국 국민에겐 제조 DNA가 흐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연매출을 묻는 질문엔 “1인당 매출로 볼 때 전 세계 RFID 업종에 속한 어떤 규모의 회사의 1인당 매출에 비해서도 절대 적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유 대표는 빚 대부분을 갚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1인 제조를 통해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당신이 속해 있는 업종의 1인당 평균 매출보다는 더 벌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금의 대한민국 산업구조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큰 규모의 생산 유닛보다는 작은 규모의 생산 유닛을 요구하고 있고 둘째는 조직이 커질수록 각 구성원이 일하는 많은 시간이 쓸데없는 곳에 낭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소모적인 정치가 그 개인의 시간과 역량을 좀먹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죠. 1인 제조는 이러한 소모적 요인을 배제함으로써 시간당 생산성이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유 동문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민국에 명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주축은 당연히 1인 제조. 명품은 시간을 통제 받고 스피드에 쫓기는 대기업보다는 제품 하나에 한 땀 한 땀정성을 들일 수 있는 소규모 업체에서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역시 RFID 태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유 대표는 경제학과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 관세청의 행정 사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MBA를 마치고 미국계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담당 이사로 일하다, 2004RFID태그를 만드는 제조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알에프캠프는 RFID 태그 중에서도 특수 태그만을 개발 공급하는 회사로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최호정(조소88-93) 동문이 부인이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