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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호 2013년 1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인술 펼쳐온 강대건 치과의사,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 수훈 33년간 한센인 치과 무료 진료

인술 펼쳐온 강대건 치과의사

인술 펼쳐온 강대건 치과의사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 수훈
33년간 한센인 치과 무료 진료

지난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대건(치의학 53-57) 동문에게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수여했다. 국내에서 이 훈장을 받은 평신도는 10여 명 남짓으로, 강 동문은 “천주교인으로서 정말 귀한 상을 저 같은 죄 많은 사람이 받았다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고, 저보다 훌륭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에게 주신 것이 백 번 천 번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강 원장은 1979년에 한센인들을 위한 치과 진료 봉사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33년간의 세월 동안 봉사해왔다. “예전에는 한센병 환자가 많아서 줄을 서서 진료를 받았었는데, 요새는 환자를 찾아가야 할 정도입니다. 제 나이도 80이 넘으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작년까지는 진료 봉사를 했지만, 현재는 제 병원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센병 환자에 대한 무서움이 적지만, 예전에는 전염된다는 인식 때문에 가급적 멀리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당시 시대상으로는 한센인이 왔다는 걸 일반 환자들이 알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디에도 알리지 않고 진료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저 자신도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터라, 그때 당시 제 병원에 한센인이 왔었다면 진료를 못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많이 변해서 요즘은 그들에게도 의료보험증이 있고, 의사로서 반드시 진료해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센병의 발병률은 1970년대 후반 연간 800명을 웃돌았지만, 요즘은 연간 20명 정도로 급감했으며 발병해도 완치가 가능하고 전염력이 거의 없는 ‘퇴치된 질병’이다.

매주 일요일 한센인 정착촌 방문

강 원장은 매주 일요일마다 전국을 누비며 한센인들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 긴 시간 동안 가족들에게 가지고 있던 미안함을 토로했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밖에 없습니다. 가정에서 한 가장이 매주 일요일마다 봉사를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집사람이나 제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부모 밑에서 성장해야 할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노는 모습을 보면 참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강 원장은 40대 후반의 나이에 한센인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에 치과 기공사와 치위생사들의 모임에서 봉사를 시작했는데, 치과의사가 없어 저를 초대해서 가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한센인들을 본 적도, 치료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막상 가서 그네들의 생활상이나 사회적인 환경을 보니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과의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계기로 저의 진료 봉사가 시작됐습니다.”

강 원장은 한센인들이 있는 정착촌이면 전국을 가리지 않고 혈혈단신으로 진료 봉사의 손길을 뻗었다.
“처음에 1년 정도야 기공사들이 같이 가서 접수부도 적어주고 도움을 줬지만, 그 후로 30여 년간은 저 혼자 돌아다니며 모든 걸 다 해냈습니다.”

그는 진료의 대부분이 보철 치료인 한센인들에게 틀니 제작에 필요한 최소 비용만을 받아 5천여 개의 틀니를 제작해줬다. 대구, 안양,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의 한센인 정착촌을 돌며 진료에 들어간 제반 비용을 제하고 조금이라도 남는 금액이 있으면 연말에 정산해 한센인 정착촌 마을을 위해 쓰일 수 있게 모두 전달했다.

'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 실천

강 원장은 본인의 병원 운영도 하면서 한 달에 하루 정도만 쉬어가며 봉사를 했다. 힘들 법도 했지만, 긴 세월 동안 봉사하는 날에 아프거나 감기에 걸린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봉사는 참 힘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에도, 마지막에도 있었고,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자신이나 가족을 생각하면 당장 쉬어야겠지만, ‘이 세상에 나와서 하고 갈 것이 이것밖에 없다’, 나중에 절대자 앞에 갔을 때 ‘내가 이 세상에 나와서 내 마음과 몸을 바쳐서 한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했습니다.”

끝으로 봉사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과 모교 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저희보다 가난한 사람에게 접근해서 그분들에게 봉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내 자신을 사랑함 같이 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도 있듯이 너무 자기 직업에만 충실하지 말고, 바깥세계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췄으면 합니다. 밖으로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활동하는 것이 당장은 손해일지 몰라도, 인생 전체를 봤을 때 절대 손해가 아니라 득입니다. 많은 분에게 권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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