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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 2013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박희재 국가 R&D 전략기획단장, 중소·중견기업 R&D 지원이 핵심 이론과 현장 경험 겸비한 최고 책임자

화제의 동문
박희재 국가 R&D 전략기획단장


중소·중견기업 R&D 지원이 핵심
이론과 현장 경험 겸비한 최고 책임자

지난 4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이자 SNU프리시전 대표인 박희재(기계설계 79-83) 동문이 국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에 취임했다.
독립 조직으로 연간 3조 5천억 원의 예산을 관할하며 국가 R&D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박 단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장직을 제안받았을 때 솔직히 놀랐습니다. 중요한 자리이고, 과연 제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자문하게 됐죠. 하지만 국가 R&D 전략 2기를 이끄는 데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는 믿음으로 수락했습니다.”

그는 “R&D 전략기획단은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전략을 제시하는 기관”이라며, 산업·응용기술 분야의 국가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해 예산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벤처 경험으로 예산 집행에도 현실 감각

임기 3년의 단장직은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불리는 자리다. 40여 명 규모의 전략기획단은 신산업, 주력산업, 에너지 등 각 분야 박사급 인재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다.
박 단장은 “막대한 예산을 다루는 만큼 부담도 크지만, 기업의 R&D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어야 한다”며 신중한 운영 의지를 밝혔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핵심 방향은 중소·중견기업의 R&D 경쟁력 강화다. 우리나라의 중소·중견기업 R&D 투자 비율은 약 1.5%로, 독일의 5~6% 수준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박 단장은 독일의 히든 챔피언 기업 약 1,300여 개를 롤 모델로 제시하며, 우리 기업들의 R&D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R&D를 회사가 여유가 생기면 하는 일로 여겨선 안 됩니다. R&D는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입니다. 기획단에서도 이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실질적으로 R&D를 실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연구실, 벤처, 국가 CTO까지… 기술과 정책을 잇는 길

서울대 공대 교수, SNU프리시전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직업을 맡게 된 박 단장은 이들 역할이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본질은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교수는 연구실 안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CEO는 그것을 시장에서 시험합니다. 단장은 이 기술들을 국가 전략으로 연결하는 자리죠. 가장 많은 시간을 단장직에 쓰고 있지만, 세 역할 모두가 기술의 흐름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와 사업을 모두 경험한 노하우를 묻자 그는 “두 영역은 본질적으로 하나”라고 단언했다.
사업화 가능한 것을 연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연구와 사업의 공통 목표입니다.”

IMF 시기인 1998년, 서울대 실험실 1호 벤처 ‘SNU프리시전’을 창업한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IMF는 결국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지 못해 터진 위기였습니다. 공학도로서 부끄러웠고, ‘남들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도전했습니다. 자신감과 기술력, 함께하는 사람만 있다면 어디와 경쟁해도 지지 않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후배에게 전하는 메시지, “도전하라”

마지막으로 박 단장은 모교 후배들에게 글로벌 리더십과 도전 정신을 당부했다.

“엔지니어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설계자입니다. 리더십을 갖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제는 미국, 유럽에만 머무르지 말고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함께 고려하길 바랍니다.”

그는 덧붙였다. “서울대 공대 졸업생들이 더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품길 바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술과 시장을 잇는 다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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