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동문
한의학연구원 김종민 책임연구원
‘사상체질 진단기’ 등 한방진단기기 개발
10월 ‘진단–침 시술–뜸 자극’ 기기 상용화 예정
조선 후기의 명의 동무 이제마가 저서 『동의수세보원』을 통해 주창한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태양, 태음, 소양, 소음 네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특성에 맞춰 치료법을 달리하는 한의학 이론이다.
이 같은 사상의학은 환자의 체질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과학적·객관적인 진단법이 미비해 그 이론의 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김종민(건축 78-83)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한의학계의 난제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통계 데이터베이스 분석에 기반한 **‘사상체질 진단기’**를 최근 개발하고 시제품을 공개했다.
2004년 한국한의학연구원에 합류한 그는 이래 줄곧 다양한 한방 진단기기 개발에 몰두하며,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에 기여해 왔다.
사상의학 과학화·세계화에 앞장
김 연구원이 근무 중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 원천기술 개발 및 표준체계 구축, 한방 신약 연구 등을 목적으로 1994년 설립된 국내 최고 수준의 한의학 전문 연구기관이다.
그는 사상의학 창시자 이제마의 이름을 딴 ‘이제마 프로젝트’ 연구책임자로, 손목에 올려 맥을 진단하는 ‘로봇 맥진기’, 혀의 색과 형태로 질병을 진단하는 ‘로봇 설진기’ 등을 개발해 왔다.
이번에 개발한 사상체질 진단기는 이러한 기술력을 집약한 결과물로, 공학과 한의학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사상체질 진단기는 안면 정보, 체형, 음성, 설문 응답 등 네 가지 데이터를 분석해 대상자의 체질 경향을 해석합니다. 이 시스템의 알고리즘은 체질 전문 한방 의료기관에서 6년간 수집한 3,500건의 전형 샘플을 기반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사상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포부도 밝혔다.
“전 세계 전통의학계를 통틀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진단 프로세스를 객관화한 사례는 전무합니다. 현재 외국인 대상 체질 데이터 수집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진단기가 글로벌 의료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오는 10월까지 사상체질 진단 시스템을 내장한 통합 건강진단기기의 상용화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해당 기기는 진단뿐만 아니라, 레이저와 자기장을 이용한 침 시술, 고주파를 활용한 뜸 자극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어, 실버타운·건강검진센터·일반 가정 등에서 광범위한 활용이 기대된다.
공학도에서 한의사로… 융합의 길
모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토목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공학도 출신 한의학 박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근무 중이던 26세 무렵, 한의원에서 사상체질 진단과 맞춤 처방을 통해 20년 넘게 앓던 만성 설사병을 완치한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경희대 한의학과에 진학해 한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사상의학은 예방의학과 개인 맞춤의학이라는 미래 의료의 트렌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자산입니다. 이를 위해, 민족의 대학인 서울대에도 반드시 한의학과가 개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문들의 건강, 체질별로 챙기세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모든 동문들이 개인의 영달보다 **국가와 국민의 행복을 위한 마음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하며, 체질별 봄철 건강관리 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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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인: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메밀묵·메밀국수·재첩국 등으로 입맛을 돋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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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인: 돌나물 등 봄나물을 많이 섭취해 신장 건강을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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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인: 산에 올라 땀을 흘리며 폐기능을 강화하는 운동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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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인: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 팔을 많이 쓰는 운동과 함께 쑥을 섭취해 비장·위장 기능을 돕는 것이 좋습니다.
김종민 연구원의 걸음은 단지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데이터를 통한 객관화, 융합 기술을 통해 한의학의 미래를 재설계하고 있는 실천가이자 개척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