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호 2013년 5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 미대발전위원장 맡아 기금 조성 추진 ‘박물관 나들길’ 등 한국 브랜드 세계에 알려
화제의 동문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
미대발전위원장 맡아 기금 조성 추진
‘박물관 나들길’ 등 한국 브랜드 세계에 알려
수많은 세계적 예술가를 배출하며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온 모교 미술대학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국제예술계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지난 2월 25일 미술대학 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노디자인 김영세(응용미술 70-74) 대표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미술대학 발전위원회는 ‘예술시대의 선도적 미술교육’, ‘세계 미술계 10위권 대학’, ‘미술 기반 사회가치 탐구’를 목표로 ‘아트비전 2020’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환경 개선, 장학사업, 연구 활동 등의 실현을 위해 발전기금 조성 전시회가 모교 미술관(MoA)에서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열렸다.
“디자인 생태계, 단과대학 융합에서 시작”
김 대표는 “미술대학 내부의 교육 혁신도 중요하지만, 단과대학 전체가 디자인이라는 접착제로 융합돼야 진정한 디자인 생태계가 형성된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경기고 재학 시절 ‘다이아몬드포’라는 그룹에서 싱어로 활동했으며, 모교 재학 중에는 가수 김민기(회화 69-78) 동문과 함께 ‘도비두(도깨비 두 마리)’라는 듀엣을 결성해 음반을 낸 바 있다.
“열여섯 살 때부터 디자이너의 꿈이 확고했어요. 그래서 미대에 입학했는데, 신입생 환영회 때 경기고 동기인 민기를 다시 만난 거죠. 이미 ‘아침이슬’, ‘친구’ 같은 곡으로 스타였던 민기와 즉흥적으로 기타를 치며 노래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여학생들이 지어준 ‘도비두’라는 이름으로 대학로를 누비게 됐습니다.”
공부보다는 음악을 즐겼다는 김 대표는 “모범생도 아니었던 내가 미대 발전위원장을 맡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처음엔 사양했지만,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박수로 추대해주고, 오콘 김기찬(산업디자인 88-95) 대표가 부위원장으로 도와주겠다고 해 맡게 됐다”고 전했다.
“창조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김 대표는 미대생뿐 아니라 경영대, 공대 등 디자인에 관심 있는 재학생·졸업생들에게 “진정한 창조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은 기술력 강화나 벤처 비즈니스 부흥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창조의 밑바탕은 ‘사랑’입니다. 소비자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마음, 그것이 창조의 본질입니다.”
김 대표는 바닷가재 요리에서 가스버너를, 여성 액세서리에서 목걸이형 MP3플레이어를 착안하는 등, 발상의 전환으로 수많은 히트 제품을 만들어온 인물로, 디자인계의 리더로 손꼽힌다.
“호기심을 가지면 창의적 발상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찰나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케치와 메모를 합니다. 교통체증으로 멈춰 있을 때도 자동차 안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스케치했는데, 지금은 시뮬레이션까지 진행되고 있죠.”
지난해 12월 27일 개통한 ‘박물관 나들길’(서울 지하철 4호선 이촌역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연결하는 255m 지하보도)은 김 대표의 철학이 담긴 대표작이다.
“한국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태극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지금은 40년 전 꿈꿨던 일을 하나씩 실천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목표는 후배 양성과 창업자 육성을 위한 ‘디자인 엔젤’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 미래이자, 이노디자인의 꿈입니다.”
퍼플피플 시대, 자기 브랜드를 찾아야
디자인 후학뿐 아니라 수많은 청년의 멘토로 활동 중인 김 대표는, 스스로의 브랜드를 만들고 도전하는 사람을 **‘퍼플피플(Purple People)’**이라 부르며, 이것이 미래형 인재상이라 강조한다.
“최근 미국 포레스터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내 미국에서 화이트칼라 직장 35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해요. 자동화, 디지털 기술, 로봇 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10명이 하던 일을 이제 3명이 하게 되는 시대입니다. 자신의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자기만의 브랜드를 창조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