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호 2010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블로그로 소통하는 법조인 출신 CEO

‘네이버’ 서비스하는 NHN(주) 김상헌 대표
(사법 82-86)
하루 평균 약 1,700만 명의 이용자가 인터넷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들어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 생기 넘치고 세련된 초록색 검색창, 지식iN, 파워 블로거 등으로 유명한 이 서비스는 이미 일상에 깊이 스며든 플랫폼이다. ‘항해하다’라는 뜻의 Navigate와 ‘~하는 사람’이라는 접미사 -er이 결합된 ‘Naver’는 발음상으로는 Neighbor(이웃)와 같아, ‘인터넷 항해를 도와주는 친구’라는 의미도 지닌다.
국내 최대 인터넷 게임 포털 ‘한게임’, 어린이 전용 포털 ‘주니어네이버’, 그리고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포털 ‘해피빈’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NHN(주)의 김상헌(사법 82-86) 대표는 ‘소통을 중시하는 친구 같은 CEO’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용자의 감성을 섬세하게 읽어야”
“학창 시절 청계천 등을 돌아다니며 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는 책, 만화, 영화 등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이문화나 콘텐츠가 부족했죠. 그런 취미생활이 저의 정서적 감각을 키워줬습니다.”
김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 역시 이용자의 감성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활동을 임직원과의 공감대 형성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CEO가 된 이후 그는 ‘CEO 다이얼로그’라는 사내 블로그와 미투데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해왔다. 네이버에 ‘김상헌’을 검색하면 미투데이 계정 ‘버드워쳐’를 통해 초록색 카디건을 입고 환히 웃는 캐리커처와 함께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블로그와 미투데이를 통해 ‘번개 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소소한 일상과 관심사를 소재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꾸준히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 결과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을 많이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법조인에서 인터넷 CEO로
사법시험 합격 후 판사로 활동하던 김 동문은 LG그룹 상임변호사로 자리를 옮겨 2003년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7년 NHN 경영고문으로 합류했으며, 2009년 4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법조인의 길을 택했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기업이 재미있을 것 같아 대기업으로 옮겼고, 경영적 의사결정 과정을 배우면서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죠.”
그는 네이버를 이용하며 ‘인터넷이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고, 그 중심에 NHN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곧 이직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NHN은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2009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약 1조 3,5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5,400억 원에 이르렀고, 마이크로 블로그 ‘미투데이’의 회원 수는 1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NHN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는 임직원과 이용자들에게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큽니다. 올해는 모바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만큼, 더욱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본’을 지키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모든 서비스는 이용자 중심으로"
김 동문은 네이버의 성공 전략을 ‘이용자 중심’으로 요약한다.
“고객센터나 블로그를 통해 접수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서비스에 반영하고, 정기적으로 클릭률을 분석해 개선합니다. 메인 화면 역시 검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검색창과 연관 정보를 강조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볼 수 있도록 ‘캐스트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NHN은 기존 웹 서비스를 모바일에 최적화하여 블로그, 지도, 웹툰 등을 어플리케이션으로 출시했다. 2008년 인수한 미투데이와 윙버스도 유무선 통합 전략 속에 성장 중이다.
“우리는 유선 인터넷에서 갖고 있는 강점을 특화해 검색, SNS, PWE(Personal Web Environment) 중심의 서비스를 유무선 전반에 얽어내고 있습니다.”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열정”
좋은 인재에 대해 묻자, 그는 단호하게 한마디로 답했다.
“열정이 있는 사람. 일주일에 40~50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그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는 건 개인에게도, 회사에도 불행한 일이죠. 사원을 채용할 때 어떤 일이든 애정을 갖고 해낼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서도 의미를 찾아내고, 결국 거기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마지막으로 총동창회 홈페이지가 젊은 동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을 묻자, 그는 “미투데이 같은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동문 간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