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호 2024년 5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관악경제인회 주요국 무역전쟁 핵심은 녹색산업·녹색기술
관악경제인회
주요국 무역전쟁 핵심은 녹색산업·녹색기술
조찬포럼서 안병옥 동문 강연
관악경제인회는 5월 2일 ‘탄소중립 시대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조찬포럼을 개최했다.
관악경제인회(회장 이부섭)는 5월 2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조찬포럼을 열었다. 이날 안병옥(해양80-84·사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탄소중립 시대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안병옥 동문은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에서 응용생태학 박사학위를 받고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40년간 환경 분야 외길을 걸어왔다. 환경부 차관,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등을 지냈다. 환경·기후 변화에서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전문가로 꼽힌다.
안 동문은 자신이 처음 환경에 관심을 가졌을 무렵 환경운동가와 기업인의 생각이 ‘천양지차’로 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슨 모빌 등 세계적인 기업의 CEO와 월드뱅크, IMF 총재 등 경제인들까지 앞다퉈 환경을 걱정하고 해결책을 촉구한다. “한때 우리는 환경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경제성장만 추구하다 환경 위기가 초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환경은 경제의 대척점이 아닌 핵심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티핑 포인트를 경고해 왔고, 이제 금융 전문가들도 그 경고를 받아들여 기후 변화가 금융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경제 위기’를 가리켜 ‘블랙 스완’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위기 ‘그린 스완(Green Swan)’을 말하는 시대다. 중국은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와 같은 녹색 산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은 이를 견제하며 관세 조치로 대응한다. 주요 경제국 간 무역전쟁의 핵심은 이렇듯 녹색 산업과 녹색 기술, 녹색 제품이 됐다.
관악경제인회 조찬포럼에서 강연하는 안병옥 동문.
관악경제인회 조찬포럼에서 강연하는 안병옥 동문.
안 동문은 “냉정한 시각에서 글로벌 차원에서 정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더 많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돼야 하고, 투자도 늘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이미 유럽의 탄소국경 조정, 또 ESG 공급망 실사 등은 국내 수출 기업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는데,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 이 제도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특히 중소기업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의 경제적인 편익을 생각해보고 제대로 추진하면 이 기회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역할과 경제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이란 방향 설정은 이미 명확하다. 유턴할 때 차가 전복되지 않도록 감속하듯이 탄소 중립을 이루는 적정 속도를 찾아야 한다고 그는 제안했다. “2050년까지 25년밖에 남지 않아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면 도로 폭을 넓혀보자. 기업에만 책임 지울 게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함께 추진하자는 것”이다. 일례로 일하는 방식 등에서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 4일제를 시행하면 아마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에서 20% 정도는 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탄소 중립은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가장 대규모의 자본 이동을 예비하고 있다”며 환경과 경제는 별개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서병륜(농공69-73) 관악경제인회 수석부회장, 본회 이경형(사회66-70) 상임부회장, 곽수근(경영73-77) 감사, 송우엽(체육교육79-83) 사무총장, 모교 조완규(생물48-52) 전 총장, 김재영(토목공학82-86) 연구부총장, 김광덕(정치82-86) 서울경제 부사장 등 동문 5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