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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호 2024년 7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목표는 세계시장” 열정 넘치는 스타트업 4

관악경제인회 스타트업포럼


목표는 세계시장열정 넘치는 스타트업
4

관악경제인회 스타트업포럼



AI·
로봇·소재 등 원천기술 돋보여
동문 기업 성공사례로 키워갈 것

“(전자의수 기술을) 농산물 수확에도 응용할 수 있습니까?” “비슷한 선배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나요?”

74일 중구 더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열린 제3회 스타트업포럼. 10분간의 짧고 굵은 피칭을 마친 동문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예리한 질문이 날아왔다. 관악경제인회 서병륜 수석부회장과 이희범 명예회장 등 선배 기업인,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투자 전문가, 모교 유홍림 총장과 강건욱 창업지원단장까지 참석해 주시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답변엔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김도균(수리과학18) 달파 대표, 이상호(대학원03-08) 만드로 대표, 정인범(금속공학76-81) BSG머티리얼즈 대표, 김세훈(섬유고분자공학92-96) 어썸레이 대표가 사업을 소개했다.

달파는 “B2B AI 시장의 다이소가 되겠다고 내세운다. 제조, 물류, 이커머스, 미디어, 식품외식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업무 자동화에 필요한 AI를 공급한다. 패션 중고거래 앱 회사엔 이미지 기반 유사 상품을 추천하는 AI, 라이브커머스 회사엔 하이라이트 영상 추출 AI를 제공하는 식이다. 지난해 1월 모교 동문 4명이 공동 창업했다. 120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수학 전공자인 김도균 달파 대표는 “AI를 만드는 건 수학자들이 만들어놓은 정리를 조립해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면서 기업 맞춤형 AI도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 빠른 속도로 제작할 수 있다. 궁극적으론 그 조립도 AI로 가능하도록 ‘AI 만드는 AI’를 만들겠다고 했다. 마치 사람처럼 기업들이 AI를 채용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업스테이지등 고객사에 AI 기능을 접목해주는 유사 기업들보다 응용에 강하다고도 어필했다. 사회를 맡은 주영섭 모교 교수는 관악경제인회 여러분의 기업에도 필요한 기술이라고 첨언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는 검지손가락이 절단되신 분이 쓰는 의수라며 전자의수를 들여보였다. 10여 년 가까이 우직하게 갈고닦은 기술의 집약체인 만드로의 의수는 전자회로와 모터 등 모든 장치를 손의 넓은 부분이 아닌 손가락 끝에 넣었다. 다양한 절단 유형에 맞춤 제작이 가능하고 비용은 기존 의수의 20분의 1이다. 올초 CES2024에서 최고혁신상도 받았다.

만드로의 기술은 의수 시장을 넘어 로봇 시장도 넘본다. 현재 가장 뜨거운 화두인 그리퍼’(로봇 손)가 새로운 먹거리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니 주먹 쥔 손밖에 없더라. 테슬라 옵티머스도 손 제조원가가 제일 비싸다. 기회가 되면 휴머노이드 로봇에 손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의수의 손가락 자유도가 높아 사람이 물건을 잡듯 학습시킬 수 있다고 하자 한 동문이 농산물 수확에도 응용할 수 있을지물었다. 이 대표는 방수가 되고, 압력 인식 센서가 세밀하게 작동한다면 복숭아나 사과를 안 망가지게 잡고 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프리A 투자를 진행했다.

BSG머티리얼즈는 분말·전지 분야에서 업력이 쟁쟁한 모교 금속공학 박사 출신 3인이 공동 창업했다. 2차 전지 소재 중에서도 실리콘을 활용한 음극재 원료에 주력한다. 그라파이트(흑연)가 핵심 소재인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는 차세대 전기차에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과 급속 충전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300%에 달하는 부피 팽창 문제가 치명적이다.

이를 해결하려 실리콘을 나노화하면 분산 공정이 까다롭다. 정인범 대표는 플라즈마 공법을 활용해 흑연을 섞어 실리콘 분말 입자를 150nm 이하로 나노화하고, 균일하고 세밀하게 코팅하는 분체 기술로 응집을 막았다. 실리콘 음극재 팽창을 복합체 내부에서 최대한 흡수한다고 말했다.

실리콘음극재 상용화가 코앞인 가운데 BSG머티리얼즈도 국내 전지 3고객사의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200억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76학번인 정 대표는 자신은 시니어 창업이지만 직원 30명 중 3분의 220·30대라며 소재 기업은 시니어의 경륜과 젊은 패기가 조화돼야 한다. 젊은 인재 백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어썸레이는 탄소나노튜브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이다. 우주 엘리베이터 소재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전도성이 좋고 경량·고강도의 장점이 있지만 분말 형태로 생산돼 원하는 부품을 만들기 어렵다. 어썸레이는 직접방사 방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섬유 형태로 연속·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구현한 부품이 100원짜리 동전 사이즈의 엑스레이 튜브.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엑스레이 튜브중 가장 작은 크기다.

엑스레이 기기 부품으로 쓰이는 엑스레이 튜브를 활용해 창의적인 공기청정기 제품도 선보였다. 김세훈 대표는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섬유 형태로 만들 수 있으면 수요처가 원하는 어떤 물성과 형태도 만들 수 있다지금은 반도체 공정에서 펠리클(포토마스크용 보호막)용 멤브레인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장차 해외 기업과 경쟁을 염두에 두고 지적재산권 확보에 주력, 지금까지 101개 특허를 출원했다. 모교 재료공학부 탄소나노재료연구실 박사 4명이 공동창업한 어썸레이가 서울대 기술로 서울대 연구실에서 시작한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관악경제인회 스타트업포럼은 올해 중 한 차례 더 열린다. 주영섭 모교 교수는 올해 총 16개 기업을 소개하게 된다. 이들 기업은 관악경제인회가 집중 관찰하고 성공사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