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호 2023년 6월] 뉴스 본회소식
“근로시간 면제받는 노동운동가 1만명 넘는다”
“근로시간 면제받는 노동운동가 1만명 넘는다”
김문수 (경영70-94)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노조 회계 36년간 공개 안 해
법치주의 바탕 노동개혁 추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장이 6월 8일 본회 조찬포럼 연단에 섰다. 바로 전날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탈퇴를 결의하면서 위원장의 발언에 귀추가 주목되던 때였다. 동창회 모임으론 드물게 일간지 기자가 취재를 오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법치주의 노동 개혁’을 주제로 노조와 회사,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로써 이뤄가는 노동 개혁을 제시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저희 직원들도 자주 틀리는 이름입니다. 정확히 불러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지난 정부에서 참여의 폭을 넓힌다고 경제, 사회, 노동을 나열해 붙였는데 잘 아시는 것처럼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를 탈퇴한 후 20년 넘게 불참하고 있고, 한국노총도 아직 탈퇴하진 않았지만 7년 5개월 만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노동자와 회사, 당사자 간 대화가 아닌 사회적 대화, 즉 정부가 사이에 끼어 같이 대화하자는 취지인데,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컸죠.”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답게 법치주의에 근거한 노동 개혁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강력하게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가세해 현행 헌법이 만들어지면서 노동조합에 의해 법치의 기반이 약화되고 민주주의란 이름 아래 36년 동안 국가 권력이 침해당하는 상황이 계속되던 중 윤 대통령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대수술의 칼을 빼 들었다는 것.
“경찰은 강자, 노동자는 약자라는 프레임 때문에 경찰이 불법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다치면 뉴스가 안 되지만, 노동자가 다치면 대서특필됩니다. 최근 포스코 정문 도로 한복판에다 망루를 세우고 그 위에서 쇠파이프에 정글도까지 들지 않았습니까. 경찰관, 소방관이 소방 사다리차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경찰관 3명이 다쳤는데, 언론이 보도를 안 해요. 노동자 다친 것만 보도하죠. 노조가 해당 언론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까 봐 두려워 보도를 안 하는 것일 겁니다.”
김 위원장은 노조의 회계 투명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1000명 이상 단위 노조는 노동조합법상 조합원의 수, 조합 재정에 관한 서류, 노조 전임자의 수를 밝히게 돼 있으나 관행상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반 시 과태료도 본래 500만원인데, 150만원으로 깎아주는 등 봐주기식으로 부과된다고. 회계의 투명성을 살피는 마땅한 일을 36년 동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제라도 시행하려는 윤 대통령에게 검찰 독재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근로시간을 면제받는 직업적 노동운동가가 전국에 1만명 넘게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무도 몰라요. 고용노동부가 통계자료를 내지도, 조사를 하지도 않았죠. 노조에서 자료를 안 주면 회사에서 주면 될 텐데 회사도 이를 꺼립니다. 노조의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죠. 이들이 유권자로서 행사하는 표가 300만입니다. 대통령 선거는 큰 흐름과 운을 타고 나면 되지만, 국회의원 선거는 바닥부터 기어야 해요. 좋은 표 나쁜 표 맑은 표 탁한 표 다 끌어안아서 이겨야 하는 판이죠. 이같은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노조는 결코 약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내 노동시장에도 희망은 있다”며 광주시와 현대차 등이 출자해 설립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를 예로 들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의 첫 모델로 2019년 9월 출범한 GGM은 노조 전임자는 물론 노조도 없고, 업무 시간엔 휴대폰을 별도 보관해 작업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로봇 생산설비 비중이 높고 600여 직원의 평균 연령이 28세로 젊다.
“당면 목표로 법치주의 노동 개혁을, 기본 목표로 임기 내 선진적 노사관계의 확립을 설정했습니다. 내년 총선 후엔 입법을 통한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고요. 역대 어느 정부도 손쓰지 못한 어마어마한 일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건이 녹록지 않아요. 행정 권력은 교체됐지만, 국회 의석수는 야당이 더 많고, 이전 정부 때 취임한 대법원장의 임기도 남았습니다. 노동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지지가 절실하죠. 노동 개혁의 직접 수혜자인 기업과 노동조합의 지지도 필요하고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을 비롯해 연공급을 직무성과급으로 바꾸고, 주 52시간 노동 시간 유연화를 달성하겠습니다.”
이날 포럼엔 조완규(생물48-52) 고문, 이희범(전자공학67-71) 명예회장, 김인규(정치69-73) 수석부회장 등 동문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참석 동문 전원에게 최인아(AFP 3기) 제일기획 상임고문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