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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호 2023년 6월] 기고 에세이

대학신문의 미래

홍진호 독문89-95 모교 독문과 교수 대학신문 부주간
모교에서

대학신문의 미래
 


홍진호
독문89-95
모교 독문과 교수
대학신문 부주간


올해는 대학신문이 창간된 지 71년째 되는 해이다. 나는 지난 학기부터 대학신문의 부주간을 맡았으니, 그 71년 중 마지막 1년을 함께한 셈이다. 그 1년은 대학신문의 긴 역사를 생각하면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내겐 대학신문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 학생들이 써온 기사들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친구들이 수업 시간에 자주 형편없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그 학생들과 같은 세대의 학생들이 맞는지, 때로는 시대를 이끌어 나갈 지성인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의심을 받는 그 학생들 중 일부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뛰어난 기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곧 그것이 수십 년간 학생들 스스로 쌓아온 기자 교육과 편집의 전통 때문이라는 사실을,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온 지성의 전통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대학신문은 그 전통을 바탕으로 여전히 학교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날카롭게 유지하며 훌륭한 기사들을 써내고 있었다. 가사의 주제를 선택하고, 내용을 검토하는 월요일과 금요일 회의의 진지함, 초고가 모이고 여러 단계의 검토를 거쳐 조판까지 마무리되는 토요일 밤 편집부의 분주하고도 유쾌한 왁자지껄함. 모두가 장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통에 때로는 체력이 다하는 일도 있지만, 이 유쾌하고 총명하며 열정적인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하게 대학신문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학생들도 중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종이 신문의 종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사회의 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더 이상 글로만 이뤄진 긴 기사를 즐겨 읽지 않는다. 짧은 호흡과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인터넷 매체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 속에서 대학신문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대학신문에서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사진 위주의 기사와 동영상 기사, 높은 수준의 동영상 다큐멘터리 기사 등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신문사의 시스템은 여전히 종이신문의 발간에 맞춰져 있으며, 기사의 내용과 분량도 모두 종이신문에 맞춰져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대학신문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당장은 그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지 않지만, 학생 기자들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낼 것이다. 동창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