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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호 2023년 1월] 문화 신간안내

화제의 책: “개성공단은 북에 계륵 같은 존재”

개성 1,200일 빛과 그림자

화제의 책 

“개성공단은 북에 계륵 같은 존재”


개성 1,200일 빛과 그림자
김동근(농학65-73)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초대 위원장
렛츠북


“‘누가 봉급을 줍니까. 연장근무 안 해 가지고 납품기한을 못 맞추면 공장이 무너질 텐데 그러면 누가 밥 멕여 줄 것인가’라고 항변하였다고 했다. …북측 근로자들도 입주기업의 경영 상태를 알고 제품납품이 제대로 안 되고 품질 보장이 안 되면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산교육으로 터득한 것이다.”

“북한에서 개성공단은 계륵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이유 삼아 개혁개방의 방향을 뒤로 돌릴 수도 없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해도 앞날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산림청장, 농림부 차관,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을 거쳐 2004년 6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되어 3년 6개월간을 근무했던 김동근 동문은 최근 ‘개성 1,200일 빛과 그림자’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개성공단의 초기 모습과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개성공단을 발전시켜 가던 과정을 설명하고, 당시 북한 근로자의 생활상과 그들의 임금 체계, 에피소드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책을 썼다고 했다.

개성공단은 초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으나, 2006년 이후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가동이 중단된 데 이어 2020년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함으로써 완전 폐쇄되었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및 무인기 도발 등으로 남북한은 긴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이제 개성공단은 역사의 뒤안길에 머물고 있으나 언젠가는 남북경제협력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될 날이 올 것이다.

북한 당국은 북측 근로자들이 자본주의 사고에 물들지 않게 하기 위해 출근하면 각 파트별로 흩어지기 전에 6~10명씩 그룹을 지어 노동신문에 게재된 중요 내용을 10분 내외로 읽고 서로 토의하는 ‘독보(讀報)’라는 모임을 가진다. 북측 근로자 중에는 “힘들고 바쁜데 시간만 낭비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공단 내 한전의 통신선 절단 도난, 화물차의 배터리 도난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했다. 특히 배터리는 장마당에서 비싸게 거래되는데, 그 이유는 전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북한은 잦은 정전에다 계절별, 지역별 선별 송전을 하고 있어 가정에서는 전기를 충전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쓰는 배터리가 요긴하기 때문이다.”

S봉제 업체 북측 근로자 임금은 월 25일 근무 기준으로 기본 노임 50달러에 연장 근무 수당을 합치면 80달러 수준이다. 북한 당국은 사회보장시책금(보험) 30%를 공제한 후에 북한 원화로 1인당 2500원(약 18달러)을 지불하고 개인별 잔액은 물자공급소에 통보해 놓은 대로 해당 금액만큼 판매 전표(물자 구입권)를 발급해준다. 북한의 국정환율은 1$=140원이나 장마당 시장환율은 1$=2500원이라고 했다.

이경형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