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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호 2021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교사들도 쉬쉬하는 학교폭력, AI는 빠르게 진단합니다”

에듀테크 벤처 ‘엄마수첩’ 대표 송민호 동문
“교사들도 쉬쉬하는 학교폭력, AI는 빠르게 진단합니다”

에듀테크 벤처 ‘엄마수첩’ 대표  송민호 동문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의 28.1%가 특별한 이유 없이 장난치듯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폭력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될지, 그로 인해 자기가 얼마나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죠. ‘엄마수첩’은 학교폭력예방법에 근거해 사건을 분석, 조치 결과를 신속히 도출해 보여줌으로써 학교폭력 근절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처벌인지교육’을 표방한 송민호(대학원01-04) 엄마수첩 대표가 올해 4월 30일 학교폭력 진단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페이지에서 피상담자의 유형, 지역, 사건 경위를 입력하면 학교폭력 전문가와 AI가 내용을 분석하고 수일 안에 진단결과를 이메일로 송부한다. 필요한 개인정보는 이메일주소뿐. 당연히 무료다. “분명히 돈은 안 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송민호 동문을 6월 1일 서울대연구공원 본관 엄마수첩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학교폭력은 교사들의 기피 1순위 업무입니다. 누구도 맡기를 꺼리는 탓에 초임교사나 기간제 교사가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발생 건수 대비 전문가도 부족해 조언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 설상가상 학교장이 주재하던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가 지난해 3월 교육청으로 이관돼 신고부터 조치까지 두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선 담당자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물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사건 당사자 간의 갈등 또한 격화되기 일쑤죠. 엄마수첩의 AI 기술은 신속 정확한 진단으로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당사자 간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방지할 것입니다.”

모교에서 윤리교육학과 석사학위 취득 후 대학교 강사, 입학사정관, 입시큐레이터 등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송민호 동문.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저소득층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을 돕는 스타트업을 기획했었다. 그러던 중 수원교육지원청 최우성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를 만나면서 인생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제도권 교육이 쉬쉬하는 사이, 독버섯처럼 퍼진 학교폭력을 직면하게 된 것. 특히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말에 서툰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희생양이 되고도 어디 한 군데 마음 터놓고 얘기할 곳 없는 현실에 가슴을 쳤다고.

이메일 상담으로 예상조치 제공 
처벌인지교육 통해 사전 예방

“교사들이 알고도 종종 모른 척합니다. 안 그래도 골치 아픈 문제인데 피해 학생이 말까지 더듬으면 너무 답답하니까요. 어렵사리 신고가 돼 교육청에서 심의를 열면 학부모가 변호사와 함께 참석해,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법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학교는 쉬쉬하느라 바쁘고요. 학교장이 교육청에 불려가 조사를 받게 되고, 교사의 승진이나 인사에 영향을 끼치니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아요.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엄마수첩 같은 회사가 필요한 이유죠.”

학교폭력의 유형은 신체폭력을 비롯해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금품갈취, 성폭력, 강요 등으로 다양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인식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게 송 동문의 분석. 그에 따르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선 교사의 체벌조차 민감한 반면 지방으로 갈수록 폭력이 일상화되는 경향을 띤다고 한다. 비슷한 수준의 폭력 행위가 어느 곳에선 문제로 인식되는 데 비해 다른 곳에선 아닐 수 있다는 것. 정확한 실태 조사가 어려운 이유다. 학교폭력엔 가정이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 ‘맞느니 때리고 들어와라’ 등 부모의 교육관이 개입하기도 하고, 집에서 목격한 가정폭력을 학교에서 재현하기도 한다.

대학입시와 맞물리면 막장드라마로 치닫는 경우도 흔하다. 공소시효 및 무고죄가 없는 학교폭력예방법이 경쟁 학생의 공부를 방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기억의 오류나 불순한 의도를 걸러낼 여과 장치 없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은 일련의 조사를 피할 수 없다.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되는 건 당연지사. 송 동문은 “이런 일이 전혀 놀랍지 않을 만큼 문제가 심각한데 모두가 공론화하기를 꺼린다”고 꼬집었다.

“교사가 중재에 나서면 ‘선생님 돈 받으셨어요?’ 할 만큼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배운 학부모들은 관리 책임을 물어 학교를 고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이런 소송에 대비해 강남권 학교는 10억원의 예치금을 두고 있고요. 수면 아래에서 더욱 막대한 갈등 비용을 초래한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막말로 난장판을 방불케 하죠.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해결의 첫걸음은 정확한 원인 분석에 있다고 봐요. 엄마수첩에 학교폭력 상담사례가 축적되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동문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엄마수첩은 학교폭력 진단서비스 외에 ‘최우성 장학사만큼 학교폭력을 아시나요?’와 같은 책을 펴냈고,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를 시작으로 ‘학교폭력 제로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송 동문은 학교폭력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핀란드의 ‘키바’ 같은 한국형 학교폭력 근절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털에서 '엄마수첩' 검색. 홈페이지: www.momydiary.co.kr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