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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호 2020년 12월] 뉴스 본회소식

SNUA사수회: “바이든의 미국과 중국, 핵심 문제는 한반도 아닌 대만”

박승준 최종현학술원 자문위원 특강



“바이든의 미국과 중국, 핵심 문제는 한반도 아닌 대만”

SNUA사수회 박승준 동문 특강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담당자가 ‘한국 집권당 대표에게 초청장을 쓰고 있으면 그 사이 당대표가 바뀐다’고 합니다. 대통령도 적응하는 중에 바뀐다고요. 대통령이나 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중 외교의 큰 흐름을 보고 대중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자타공인 중국통 박승준(중문74-78·사진) 최종현학술원 자문위원 겸 아주경제신문 논설고문이 한중외교에 대한 고견을 전했다. ‘바이든 시대의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열고 향후 미중 관계도 전망했다. 미국 대선 약 보름 후인 11월 25일 마포구 장학빌딩 베리타스홀에서 열린 SNUA사수회(수요특강)에서다.

박 동문은 조선일보 홍콩특파원, 베이징특파원과 북중전략문제 연구소장 등을 맡아 20여 년간 중국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다양한 자료와 이론, 인적경험은 물론 이날 새벽 업데이트된 최신 소식까지 총동원해 약 한 시간 동안 열강을 펼쳤다.

박 동문은 먼저 2017년 다보스 포럼에서 당시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눈 대화를 통해 시진핑의 대미 전략을 설명했다. 그 자리에서 시진핑이 중국과 미국이 세상을 이끄는 ‘신형대국관계’를 제안했고, 바이든 또한 ‘미중관계가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답했다는 것. 트럼프 정부 들어 이러한 기조가 무산됐지만 바이든 시대에 들어서 중국은 미국과 관계 회복을 희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중관계가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는 시진핑의 말은 국제적 판단이 다소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중국의 GDP를 봐도 ‘신형대국관계’는 다소 앞서간 느낌이죠. 트럼프 4년을 통해 미국 내 중국의 비호감도 너무 커졌고요.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도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입니다.”


본회는 11월 25일 마포구 장학빌딩에서 ‘SNUA사수회’를 열었다. 이날 40여 명의 동문이 참석해 박승준 동문의 ‘바이든 시대의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전략’ 강연을 들었다. 



이어 바이든 시대에 중국과 미국이 대만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한반도 문제보다 더 양국 관계의 핵심이라는 것. 그리함 엘리슨의 ‘투키디데스 함정(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과 부딪힐 위험이 높다는 이론)’을 인용해 “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걸려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남중국해가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대선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득표가 비등했던 만큼 바이든 시대에도 ‘아메리카 퍼스트’로 대변되는 트럼프주의와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 간 대립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2년 원칙대로 시진핑의 임기가 만료하면 또다른 중미관계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동문은 미국 내 중국 전문가 청리가 바이든에게 건넨 충고를 한국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리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이라는 국가를 혼동하지 말 것 △중국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말과 생각을 하지 말 것 △중국의 군사력이 아닌 전 중국사회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억누르지 말 것을 조언했다.

즉 중국 내에 각각 9,000만명의 중국공산당원과 주식투자자들의 대립 구도가 있으며, 아편전쟁 이후 중국공산당이 오랜 국가 혼란을 수습했던 배경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동문은 또 “중국대사관 직원들이 ‘너희는 도대체 시스템이 뭐냐,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사회주의냐’는 말을 섭섭해 하던데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 말해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외교 당국에 건네는 제언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중국 방문 횟수가 너무 많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가끔 중국에 가지만 자신들이 중요하고 필요한 순간에 초청받아서 칙사 대접을 받아요. 한중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한중 외교의 큰 흐름을 보고 움직이길 바랍니다.”

‘SNUA 사수회’는 매월 네 번째 수요일에 열린다. 이날은 강화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아침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

박수진 기자




‘한국과 중국 100년’



이날 본회는 박 동문의 저서 ‘한국과 중국 100년’을 참석자에게 선물했다. 100년간 부침을 거듭한 한중외교의 우여곡절과 동북아 정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국제정치학 박사이자 28년간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며 세 차례 특파원으로 중국과 홍콩을 오갔고, 천안문 사태 현지 취재와 장쩌민·원자바오 등 중국 인사 인터뷰를 도맡은 저자의 관록이 돋보인다. 다른 저서로 ‘등소평 평전’, ‘중국이 재미있다’, ‘중국 중국인 똑바로 보기’ 등이 있다. 박 동문은 현재 아주경제에 ‘박승준의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