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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호 2019년 2월] 뉴스 모교소식

권오상 교수팀, 면역억제제 필요없는 모발이식 성공

최신 연구 성과

권오상 교수팀, 면역억제제 필요없는 모발이식 성공



탈모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 결과가 모교에서 나왔다. 권오상(의학88-94·사진) 모교 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10일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면역거부반응 없이 동종모발이식을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발 이식은 탈모가 많이 진행되어 바르거나 먹는 약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고려하는 방법이다. 모낭이 있는 피부 조각을 떼어내 탈모 부위에 뿌리째 이식한다. 타인의 피부 모발을 이식할 경우 면역거부반응으로 인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간이나 신장 등 생명과 직결된 곳의 질병이 아니기에 면역억제제를 먹으면서까지 타인의 모발이식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현재 대부분의 모발이식이 본인의 피부조각을 떼어내 이식하는 자가모발이식으로 이뤄지는 이유다. 이 또한 이식을 위해 모낭을 떼어낸 곳에 모낭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권 교수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수지상세포가 면역거부반응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에 주목했다. 수지상세포는 우리 몸속에 종양과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겼을 때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고 타인의 피부 등 이식된 장기도 이물질이나 병균으로 생각하고 공격한다. 연구진은 모발을 제공하는 사람의 모낭에 자외선B를 투사해 모낭의 수지상세포가 모두 빠져나가도록 유도했다. 이후 인간과 동일한 면역체계를 가진 쥐 ‘인간화마우스’ 24마리에 수지상세포를 제거한 모낭을 이용해 모발을 이식했다.

그 결과 이식된 모낭에 새롭게 검은 머리가 났으며 면역거부반응 없이 6개월 넘게 자라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장기이식학회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를 주도한 권오상 교수는 탈모 명의로 꼽힌다. 모교에서 모발 및 두피 질환, 탈모증과 모발이식 등을 진료 연구하고 있다. 모발이식 생존율을 높인 흉터모발이식법을 개발했으며 항암제가 유발하는 탈모의 병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탈모 환자의 가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어야 한다는 소신도 밝혀왔다.

권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모발을 이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새로운 의학적 근거를 얻었다”며 “임상 적용까지 난관이 있겠지만 기존에 불가능했던 새로운 이식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