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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호 2023년 7월] 뉴스 모교소식

‘지하수 사용이, 지구 자전축 바꿨다’ 논문 화제


‘지하수 사용이, 지구 자전축 바꿨다’ 논문 화제

서기원 교수팀 지구 변화 관측



인류의 과도한 지하수 사용이 해수면을 높이고, 지구 자전축의 이동까지 불러왔다는 모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화제다. 서기원(지구과학교육90-97·사진)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연구팀이 6월 15일 ‘지구물리 레터’에 발표한 논문으로 뉴욕타임스와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비중 있게 소개됐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1993~2010년 약 2조1500톤에 달하는 지하수를 퍼올렸고, 그 결과 해수면을 약 6mm 상승시켰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같은 기간 남극 빙하가 녹아서 4~8mm,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서 6~8mm 상승한 것을 생각하면 지하수 고갈도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고려돼야 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관측 증거는 부족했다. 해당 시기는 해수면 상승을 종합적으로 관측하기 전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시기 지구 자전축의 변화를 관측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전체 양은 일정하기 때문에, 대륙의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면 지구의 물질량 분포가 바뀌면서 지구 자전축도 이동한다. 따라서 지하수, 산악 빙하, 인공 저수지에 저장된 물,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토양 수분 등 여러 요인이 지구 자전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지구의 자전축이 이동했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연구진이 측정한 결과 1993~2010년 사이 지구 자전축은 약 64°E(동경 64도) 방향으로 약 80cm 정도 움직였다. 연구진은 지하수 고갈과 남극 빙하, 그린란드 빙하, 댐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자전축 변화율을 계산해 실제 관측값과 비교했는데, 지하수를 제외한 요인들로만 자전축 변화를 예측했을 때는 실제 관측값보다 더 서쪽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지하수 고갈을 포함해서 자전축 변화를 계산하자 실제 관측 값이 오차 범위 내에서 일치했다. 지하수 고갈이 자전축 변화에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자전축 변화는 1800년대 후반부터 정확하게 관측된 것이므로 지난 100년간 전 지구적인 물의 재배치를 이해할 수 있다”며 “지난 100년간 지구 온난화에 의해 지구가 어떻게 변화했을지, 자전축 변동을 추적해 이에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