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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호 2016년 1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미래세대 이끌 젊은 연구자 키우겠다”

성낙인 총장 신년사


법인화 2기를 맞이하여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간 서울대학교는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는 외국 대학들에 비해 재정적으로 열악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교직원과 학생들의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야합니다. 그것이 지난 70년간 온 국민이 한 결 같이 서울대학교에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과 믿음에 부응하는 길입니다. 이제 서울대학교가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의 희망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우리는 더욱 정진해야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하루하루 일상적으로 주어진 난제(難題)와 씨름하고 있을 때, 우리 서울대학교와 서울대인은 대한민국의 10년 후, 20년 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통하여 미래의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해부터는 미래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연구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자 합니다. 주어진 연구 상황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연구의 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감으로써 안정적인 연구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민족의 과업인 통일시대에 서울대학교는 통일학(統一學) 연구의 메카가 되어야 합니다. 그간 통일학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만 이제 통일학 연구를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제도적 기반을 새롭게 할 때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 가족의 일원으로서 서울대학교와 서울대인의 역할 또한 크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1955년 미국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의학·행정학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이제 대한민국은 그동안의 발전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며 세계 고등교육 발전과 전 지구적 글로벌 리더십 형성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연말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네팔을 비롯한 제3세계의 지구촌 가족들은 서울대학교의 지원에 매우 감사해하며 서울대학교의 보다 많은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 한국의 지도자가 될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학문적 토양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총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의 동량(棟梁)이 될 선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선한 인재 장학금도 신설하였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의식주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적 토대의 구축뿐만 아니라 정신적 안정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활비 지원을 포함하는 선한 인재 장학금제도를 더욱 확대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배려도 강화하겠습니다.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발전기금에서 선한 인재 이어달리기모금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2012년에 설정한 제1기 대학운영성과목표에 따라 운영한 법인화 1기는 작년에 종료되었고, 올해부터는 제2기 대학운영성과목표에 따라 운영되는 법인화 2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법인화 2기를 맞이하여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자 합니다. 법인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대학의 거버넌스를 재정립하고 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제반 규정들을 정비하는 것도 법인화 2기를 맞는 올해의 당면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유사 이래 처음인 국립대학 법인화가 충분한 준비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서울대법에 여러 가지 불비(不備)한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학술림, 소장 문화재의 무상양여 등과 관련한 제도개선이 뒤따르지 않아 지난 4년간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국립대학법인에 대한 비과세 조항이 빠져있어 작년에는 수원캠퍼스에 부과된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였고,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는 시도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법인화를 통하여 서울대학교가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던 법인화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서울대법 개정안을 국회에 의원입법으로 발의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는 관악과 연건 외에도 평창과 수원 캠퍼스를 가지고 있고, 시흥에는 캠퍼스 부지가 있습니다. 이곳은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공간들이 서울대학교의 새로운 도약과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그 활용방안을 수립하는 데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제가 총장에 취임하면서 우리 서울대학교의 미래상으로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대학!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 세계와 함께 하는 대학!”을 제시했습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에도 서울대학교의 이러한 미래상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을 이루는 뜻 깊은 한 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