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31호 2022년 6월] 뉴스 모교소식

관악캠퍼스 기숙형 대학 시범 도입, 내년 신입생 300명 대상

교육위원회 계획 공개 


관악캠퍼스 기숙형 대학 시범 도입, 내년 신입생 300명 대상  

교육위원회 계획 공개 

모교가 내년 1학기 관악캠퍼스에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이하 RC)을 시범 도입한다. 전체 학생이 아닌 1학년 신입생 중 희망자 300명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모교는 5월 22일 ‘2022 서울대학교 교육위원회 발표회’에서 이같은 관악캠퍼스 기숙형 교육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기숙형 대학은 대학 기숙사에 학생들을 거주시키며 교육하는 형태를 말한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 예일대 등 많은 영미권 대학이 RC를 운영해왔다. 국내에선 연세대가 송도캠퍼스에서 신입생 전원에게 RC를 실시하고 있다. 

모교는 노후한 관악캠퍼스 기숙사의 재건축을 계기로 RC 도입을 논의하게 됐다. 현재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920~926동을 3000명 입주 가능한 현대적 거주 공간으로 재건축하고, 교육·문화·편의시설을 함께 갖춘 RC용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에 앞서 현재 기숙사 공간을 활용해 10분의 1 규모인 3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3월 모교가 전임교원 10%(231명), 학부생 약 5%(1112명)를 대상으로 RC 도입에 대한 학내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부생 응답자 10명 중 약 8명(79.6%), 전임 교원은 86.1%가 관악캠퍼스 기숙형 교육프로그램 제공에 동의했다. 학부생과 전임 교원 모두 기숙형 프로그램에서 ‘융합적 강좌’와 ‘공동체 활동, 체육, 현장 방문’ 등의 교육이 주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단 RC 입주 대상자에 관해서는 교원과 학생의 의견이 달랐다. 전임교원은 61%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했지만, 학부생은 69%가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전임교원은 희망자에 한해 선정하자는 의견이 약 49%로 의무 선택하자는 쪽과 비등했지만 학부생은 희망자에 한해 선정하자는 의견이 80%로 압도적이었다. 모교는 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해 신입생 희망자 중 300명을 뽑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시범사업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지원자 선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모교가 RC 도입을 통해 실행하고 싶은 것은 전인교육과 학과 간 장벽을 허무는 융복합교육이다. 이날 ‘봉사, 참여, 융합, 원형(고전 교육)’의 네 가지 주제로 트랙을 나누어 RC를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동준 기초교육원 교수학습부위원장은 “학생 대부분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대다수가 1가구 1자녀임을 고려할 때, 우리 학생들에겐 함께 사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모교에 대해 소속감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만일 신입생 대상 RC를 실시할 경우, 2학년에 진학한 RC 경험자를 멘토 등으로 참여시켜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방안도 나왔다.

RC에 소요되는 재정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건축 비용으로 2000억원이 소요되고, 3000명에게 기숙형 교육을 실시할 경우 시설비와 별도로 1년에 20억원 정도 인건비, 재료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교는 재원 조달방안으로 민간투자공공공사(BTL), 기부금(발전기금), 학교채 발행 등을 고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기숙형교육을 관장할 관악학생교육원(가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아직 기숙형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 모교 시흥캠퍼스 출범과 함께 시흥 RC 계획이 대두됐지만 학생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김지은 총학생회장은 “RC의 교육 목적과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RC를 시행함으로써 기숙사가 꼭 필요한 학생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학내 여론조사에서도 “시범 도입 과정에서 학생 간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 “기숙형 교육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는 만큼 중저소득층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게 장학 프로그램을 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