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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호 2019년 3월] 뉴스 모교소식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모교에 500억원 기부

누적기부액 657억원 개인 최대, 본회에도 장학금 10억원 쾌척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모교에 500억원 기부

누적기부액 657억원 개인최대
본회에도 장학금 10억원 쾌척





김정식(전자공학48-56·사진 오른쪽) 대덕전자 회장 겸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2월 18일 모교에 500억원을 쾌척했다. 누적 기부액 총 657억원으로 역대 서울대 개인 기부자 중 최고액이다. 김 동문은 앞서 모교 공대 전자공학과 및 화학공학과 해동학술정보실,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와 해동아이디어팩토리 등 모교 내 10여 곳의 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본회에도 장학금 10억원을 기부한 적 있다.

이날 관악캠퍼스 행정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김 동문과 모교 오세정 총장, 여정성 기획부총장, 차국헌 공대 학장, 공대 학장단 등이 참석했다. 김 동문은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 중임에도 이날 직접 모교를 찾았다.

김 동문은 오는 9월 미국 MIT에 인공지능(AI) 단과대학인 ‘AI칼리지’가 개교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IT가 모든 학생들이 전공 분야와 함께 AI를 섭렵하도록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총 10억 달러를 투자한 AI 칼리지는 미국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기부한 3억5,000만 달러를 종잣돈 삼아 건립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평생 이공계 교육과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김 동문에겐 큰 자극이 되는 소식이었다. 김 동문은 “AI를 핵심으로 한 4차 산업이 우리가 갈 길인데 학교가 예전 그대로면 안 되겠다”며 병상에서 바로 AI 센터 기부를 결정했다.

김 동문의 기부에 힘입어 모교 공대는 AI칼리지를 벤치마킹한 AI센터 ‘해동첨단공학기술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호 ‘해동’에서 명명한 이름이다. 인문계와 이공계 구분 없이 AI를 교류, 연구하는 공간으로 AI 기술을 플랫폼 삼아 로봇과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공학 전 분야의 융합을 추구한다. 2022년 개관이 목표다. 김 동문은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기술원 건립은 해외 유수한 교육기관들이 AI 기술 등 새로운 미래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여, 서울대 공대에 이 기부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동문이 이처럼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평생 동안 급변하는 전자산업의 흐름을 따르려 노력해온 덕분이다. 그는 1960년 전자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에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 대덕전자를 설립했다. 한때 라디오와 흑백 TV에 들어갔던 부품을 생산했으며 현재는 스마트폰과 5G 이동통신에 필요한 PCB를 제조한다. 주력 상품인 PCB가 기술 변화에 민감한 만큼 김 동문의 공학적인 감각도 늘 깨어 있었던 것.

“이번 개인 기부는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지난 30년 가까이 장학금 및 교육 시설을 꾸준히 기부해왔다”는 김 동문의 말처럼 이공계 인재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왔다. 199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전국 20여 개 공과대학에 해동도서관을 건립했다. 과학기술진흥을 위해 공학한림원 및 관련 학회에 ‘해동상’을 제정해 그동안 총 282명의 해동상 수상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했고, 장학금으로 대학생 280명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 왔다. 김 동문은 기부에 별다른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대신 자신의 기부로 건립한 전국 대학의 해동도서관이 잘 활용되는지 직접 찾아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