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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호 2018년 12월] 뉴스 본회소식

동문들의 무한사랑, 올 장학금 기부자 지난해 두 배

올해 장학금 120명 15억원 모금



일러스트=소여정(디자인09-13) 동문


남편·선친 유지 따라 기부하기도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후배들을 향한 동문들의 마음은 따뜻하다. 11월과 12월 초 많은 동문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름다운 기부를 실천했다. 올해 본회는 총 15억원의 장학금을 모금했다. 2015년 10억원을 넘어선 이후 4년째 계속 연간모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지난 11월 9일 본회에 장학금으로 2억원을 기부한 한 동문은 본지의 연락에 익명 보도를 요청하고 기부 소감 대신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라며 이 말을 전했다. 논어의 첫편인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구절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 것 또한 군자’라는 뜻이 담겼다. 거액을 기부하면서 끝끝내 이름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은 마음이 헤아려진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본회는 ‘학이’라는 명칭으로 특지장학금을 설립할 예정이다.


11월 24일에는 그린장학회 특지 김영진(농학53-57) 한국농업사학회 명예회장이 450만원을 추가 기부했다. 2006년 특지장학금을 설립한 이래 꾸준한 추가 기부로 지금까지 그린장학회에 총 1억1,400여 만원을 조성했다. 해외에 거주 중인 박대선(조선공학82-86) 동문은 올해 500만원 기부를 시작으로 10년간 5,000만원 기부를 약정하며 모교인 서울 동성고 출신의 모교 재학생을 지원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또 2008년부터 매해 연말마다 기부해온 강충원(전기공학59-65) 전 신창기전 대표는 올해 11월에도 200만원을 기부해 ‘산타클로스’ 기부를 실천했다.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이름으로 애정 어린 기부를 실천하기도 했다. 이춘식(화학55-61) 동문은 지난 11월 11일 작고한 동기 한보섭(화학55-59) 동문의 이름으로 100만원을 기부했다. 원래는 한 동문의 조의금으로 절친한 화학과 55학번 동기들과 모은 돈이었다. 한사코 사양하며 “좋은 일에 써달라”는 한 동문 가족의 부탁에 따라 본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혜선(심리83-87) 동문의 어머니 박분화 씨는 “딸이 대학 다닐 때 장학금을 많이 받아 고마웠다”며 100만원을 기부했다.


11월 한 달간 풀뿌리 장학금을 통한 동문들의 성원은 끊이지 않았다. 박남훈(외교68-75) 전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장은 120만원을 기부했다. 강의정(영어교육61-65) 전 여의도여고 교장, 박종철(물리61-66)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장경수(수학84-97) 전주 상산고 교사가 각각 100만원을 기부했다.


또 조영식(HPM 18기) 서울수치과 원장이 20만원, 박동선(기계공학85-89) 해영정밀 대표, 최계영(국제경제82-87)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통계정보연구실장이 각각 10만원을 기부했다. 12월에는 경북 청도에서 서울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염도섭(치의학91-95) 동문이 장학금으로 500만원을 기부했다.


한편 본회 골프대회에서 실력자로 통하는 송우엽(체육교육79-83)·한송이(치의학89-95)·허영성(치의학84-90) 동문이 공동 기부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려 눈에 띈다. 세 동문은 ‘서울대총동창골프선수단’(회장 김종섭) 소속으로 11월 ‘AJ가족·아시아투데이 제9회 대학동문골프최강전’ 여자부 대회에 출전했다. 한송이·허영성 동문 팀이 탄 준우승 상금 280여 만원을 기부한 것이다. 팀 감독인 송우엽 동문은 “각 단과대학에서 골프를 사랑하는 동문 30여 명이 모여 골프선수단에서 활동하며 각종 동문대항전에 출전하고 있다. 다음 대회에서는 남자부도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20명의 동문 줄이은 기부 행렬


올해 본회 장학금 기부자는 2017년의 두 배 가량으로 늘었다. 지난 1월부터 12월 3일 현재까지 120명의 동문이 총 15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특지장학금 설립 기준인 5,000만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도 많았다. 연기호(행대원67-70) 전 연흥아세아 대표는 지난 2월 5,000만원을 기부해 특지장학금을 설립했으며, 지난 3월 고 이사묵(법학46-49) 동문의 부인 홍숙화 씨가 2억원을 기부해 ‘요한’ 특지장학금을 설립했다.


오인섭(지질60-64) 전 코리아지오텍 대표는 4월 1억원을 기부했다. 김종희(경제65-69) 전 대한상사중재원 원장은 5월 1억원을 기부하고 아들 김재일(물리93-00) 동문의 이름으로 특지장학금을 설립했다. 부자지간인 손경수(경제56-60) 동인안전 명예회장과 손진만(전기공학90-94) 호서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지난 9월 5년간 월정기부 형식의 1억원 기부를 약정해 ‘동암’ 특지장학금을 설립했고, 자매지간인 박희숙(국어교육56-60) 한국교원대 국어교육학과 명예교수와 박향숙(응용미술58-62)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월 2억원을 기부해 아버지 고 박준대(경성치과의학교26졸) 동문의 이름으로 특지장학회를 설립했다.


손경수 동문은 최근 본회에 훈훈한 미담을 전해오기도 했다. 업무 등으로 알고 지내던 후배 이상경(경영82-86) 법무법인 선명 변호사가 손 동문 부자의 기부 약정 이야기를 듣고 매월 손 동문이 정액기부하는 금액의 일부를 돕기 시작한 것. 손 동문은 “이상경 동문이 매월 우리의 기부 금액 중 40만원을 일조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 동문은 내게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그런 그의 마음에 감복해 꼭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