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From Nowhere 2> oil on canvas, 130x194cm, 2012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동문미술감상

권기동 작가 서양화 83-87

데자뷰 자극하는 매력

권기동이 일관되게 천착하고 있는 주제는 도시 풍경이다. 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인공적인 오브제들이며, 익숙하면서 낯선 이 물체들은 시각적 욕망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우리를 삶으로부터 격리시키는 풍경을 구성한다. 도시 풍경은 그가 마주친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지만 우리로 하여금 이미 본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 즉 데자뷰를 자극하는 매력과 마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순간적으로 포착된 풍경이 회화로 되살아나면서 가공된 현실이 실재하는 현실을 추월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a)로 전이된 작품은 재현 너머의 의미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억과 욕망이 투사된 공간의 풍경’인 그의 작품은 회화의 무기력이 공공연하게 선언되는 시대에 회화를 통해 보는 것이 아는 것이란 전통적인 지각심리학을 위반하고 있다.

그의 도시 풍경은 볼수록 불가해하고 가질 수조차 없는 물신주의의 깊은 수렁을 마치 찰나처럼 스쳐지나가는 장면으로 제시할 따름이다. 따뜻하면서도 냉담한 색조로 이루어진 그의 회화는 시각적 포획이란 욕망에의 함몰과 이격(離隔)의 경계에 놓여있다.

작품 속으로 관통하고 있는 도시에 대한 작가의 비평은 도시풍경을 통해 인간의 삶을 포착하고자 했던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구분할 수 있는 독특한 세계를 구성하는 원동력이자 재현이 무참하게 패배한 지점에서 재현을 통해 재현을 공격하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글 최태만(서양화81-85 미술평론가·2018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개인전 18회

2017 이면탐구자 (경기도 미술관)

2015 Asia Hotel Art Fair Seoul

2014 The Artists

2013, 2010, 2009, 2008 KIAF

2012, 2007, 2006 Sovereign Asia Art Prize

2011 Korean Art Today 등 단체전 200여 회

작품소장

외교통상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도미술관, Art Hub International Artist Residency, Angle Ho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