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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호 2017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총동창회 지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인터뷰 <12>

김경택 화학부 부교수 “합성 고분자 연구로 생명의 기원 밝힌다”


“합성 고분자 연구로 생명의 기원 밝힌다”



김경택 화학부 부교수



-연구 주제가 무엇인지.
“쉽게 말하자면,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가 어떤 과정으로 출현했는지와 관련된 연구다. 생명 탄생의 시발점이 되는 최초의 고분자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진화 할 수 있다는 ‘RNA 가설’이 있다. 실험을 통해 이 가설을 화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험에 대해 설명한다면.
“실험의 첫 번째 전제는 ‘작은 분자가 스스로 고분자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RNA와 유사한 성질을 지니지만 화학구조가 다른 분자를 이용해서, 시험관 내에서 작은 분자들이 자연적으로 고분자로 합성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또 다른 전제는 ‘이렇게 형성된 고분자는 스스로를 복제할 수 있다. 이때 형성되는 고분자는 모두 다른 구조를 지니고, 모든 구조는 같은 확률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형성된 고분자는 원래의 작은 분자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지만, 만약 이러한 성질이 억제된 고분자가 형성된다면 이 분자는 스스로를 복제할 확률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특정 고분자가 그 생태계를 지배하게 된다. 이는 ‘다윈주의적 진화’를 화학적으로 해석한 것이기도 하다.”


-다윈주의적 진화란.
“자연선택, 즉 우연히 생성된 생명체가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경우 그 생명체가 선택된다(survival of the fittest)는 진화론 가설이다. 본 실험에 적용해보면, 생성된 고분자가 다시 작은 단위 분자로 분해되지 않고 더 오랫동안 존재하게 되고, 그래서 스스로를 복제할 수 있고, 더 고등한 기능을 지니는 분자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그것을 확인하는 연구다.”


-중요한 발견이 될 듯하다.
“생명은 우연들의 중첩을 통해 발생하는가, 아니면 화학적인 필연을 통해 발생하는가. 생물학적인 생명으로 정의되기 이전, 분자 수준에서의 발생과 진화의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화학자로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본 연구를 통해 인위적으로 합성된 새로운 분자들의 생태계에서 필연적으로 스스로를 진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생명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관점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창의선도연구자 선정 소감은.
“자연과학의 많은 연구들이 그렇듯, 본 연구도 유기화학, 고분자화학, 콜로이드 화학, 생화학 등 여러 분야의 경험과 새로운 사고, 실험들의 연결을 통해 이뤄진다. 시행착오와 실패가 수반되기 마련인 연구다.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박수진 기자




*김 교수는 인하대에서 고분자과학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학위,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고분자합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네덜란드 나이메겐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를 지냈다. 2015년 모교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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