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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호 2018년 1월] 뉴스 모교소식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인터뷰 <14> “퇴행성질환 치료 실마리, 미세수포에 있다”

김진홍 생명과학부 조교수

“퇴행성질환 치료 실마리, 미세수포에 있다”



김진홍 생명과학부 조교수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지. 
“본 연구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에게 잠재된 조직재생능력에 주목하고, 이러한 조직재생능력의 조절 신호를 전달하는 ‘미세수포(microvesicle)’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한다. 이로써 인간의 자연적인 재생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직재생 치료 원리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미세수포란 무엇인가.
“미세수포는 세포 바깥에 있는, 직경 0.05~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체액이 막으로 둘러싸인 구조물이다. 세포에서 방출될 때 유래한 세포에 따라 단백질이나 RNA,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등을 가지고 나와서 다른 세포로 전달하고, 세포 간 상호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한다. 최근 미세수포의 신호전달을 통해서 다양한 질병의 확산과 회복이 조절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본 연구에선 미세수포가 손상된 조직세포와 성체 조직에 있는 휴면 줄기세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궁극적으로 재생능력을 조절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 결과가 어떻게 활용될까.
“조직재생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질병으로 퇴행성 관절염과 난치성 오십견 같은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을 대표 모델 삼아 연구 중이다. 포유동물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조직 재생능력이 떨어진다. 상처가 나도 어릴 때 더 빨리 아물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생체 재생능력을 잃어버리면서 노화와 외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조직의 기능이 손실되고, 근골격계 퇴행성질환이 유발된다. 이들 병의 치료를 위해선 손상된 조직을 재생해서 기능을 회복하는 게 필수다.  

손상된 인체 조직을 재생하기란 매우 어렵다. 조직이식, 인공조직 치환술, 줄기세포주입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외래물질로 조직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라서 부작용이 크고 기능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본 연구의 내용대로 재생능력을 증가시키는 미세수포를 이용해서 손상된 조직 속에 있는 휴면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인체에 내재된 재생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비침습적 방법으로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것이다. 퇴행성질환의 근본적이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면. 
“연구 분야 특성상 생쥐나 시궁쥐 같은 포유동물을 이용한다. 이렇게 작은 실험동물로 무릎, 어깨, 발목 같은 국소 부위를 수술하는데 굉장히 까다롭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수술 도중에 마취에서 깨어나는 일도 있고, 처음엔 학생들 대부분 실수를 해서 수술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조직 재생을 통해 기능적인 회복이 됐는지 확인하려고 러닝머신을 달리게 하는 과정이 있는데 개체마다 특성이 다르다. 어떤 생쥐는 벽을 짚고 두 발로 뛰고, 어떤 생쥐는 온 힘을 다해 점프해서 탈출해버린다. 예측 불가한 실험동물의 행동을 컨트롤하는 것도 어렵지만 재밌는 요소다.” 

박수진 기자



*김 교수는 미네소타대에서 의공학 학사,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에서 공학 및 응용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 과정과 광주과학기술원 연구교수를 거쳐 2014년 모교에 부임했다. 생명과학부 분자재생의학 연구실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