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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호 2025년 1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모든 학번대 함께 하는 모임 만들 것” 호주동창회 이해건 회장

 
“모든 학번대 함께 하는 모임 만들 것”
 
 [ 호주동창회 ] 
이해건 (금속공학65-70)
포항공대 명예교수




작년 11월 23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재호주서울대동창회 정기총회 및 송년회에서 이해건 포항공대 명예교수를 신임 호주동창회장 겸 제23대 시드니동창회장에 선출했다. 취임사에서 “선배님들 잘 모시겠다, 후배들도 잘 모시겠다.” 말하며 백발이 성성한 연배에도 연신 ‘폴더인사’를 했다. ‘서울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선 전혀 ‘서울대인’스럽지 않은 이해건 신임 회장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다른 동창회도 마찬가지겠지만, 호주동창회는 회원 연령대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1950년대 입학 동문 모임을 ‘서오모’라고 일컫는데 같은 방식으로 ‘서육모’, ‘서칠모’, ‘서팔모’, ‘서구모’, ‘서공모’까지 결성돼 있어요. 고학번 동문들은 2개월에 한 번씩 부부동반으로 당일 여행을 다녀오거나 미술관 관람을 함께 하며, 젊은 동문들은 주중에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때로 2차, 3차까지 자리를 이어갈 정도로 끈끈합니다. 저는 모든 학번대 동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이 회장은 호주동창회 모임은 대부분 동문 배우자도 함께 참석하는 만큼 배우자들 간 융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주 국토는 남한의 약 77배에 달한다. 6개 주와 2개의 테리토리(Territory)로 구성되는데 각 주 및 테리토리마다 동창회 지회가 조직돼 있다. 2024년말 기준으로 시드니지회 160명, 멜본지회 60명, 브리즈번 10명, 캔버라 5명, 퍼스 2명 등 약 230여 명의 동문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 회장은 전국에 흩어져 사는 동문들과 친교를 나눈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각 지역 주요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교류 창구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호주에 처음 발을 디딘 건 1988년이었습니다. 당시 재직 중이던 동국제강에서 퀸즐랜드대학으로 연구파견을 왔는데, 뜻밖에 교수직을 제의받아 10년 가까이 봉직했죠. 이후 포항공대 교수로 부임했고 2012년 정년퇴직했습니다. 퇴직 후엔 에티오피아 아다마 과학기술대학으로 옮겨 공대학장 및 부총장으로 4년간 교육봉사 활동을 했고, 9년 전쯤 시드니로 왔습니다. 호주동창회 동문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정착했죠. 타국에서 동창회 역할이 참 중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이 회장은 호주 방산사업에 크게 기여한 조기덕(토목공학56-60) 동문, 지난해 시드니에서 ‘올해의 시민’에 선정된 노정언(지리65-69) 전 회장을 꼽으며 “회원들의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밑거름으로 한국·호주 양국 공동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한국전쟁 때 미국,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병력을 보낸 혈맹국.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영연방군과 함께 가평을 지켜낸 전과는 호주 내 ‘가평의 날(4월 24일)’과 ‘가평 스트리트(시드니 소재 도로)’를 지정해 기리고 있다.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동창회장은 모시고, 아우르고, 권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해요. 회원 간 화합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서울대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구상하고 실천해야죠.”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슬하에 2녀 1남을 둔 이해건 회장은 대학교 3학년생부터 초등학교 4학년생까지 손주가 모두 8명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