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43호 2023년 6월] 뉴스 모교소식

새 문화관에 전몰 동문 공간 제대로 만들자

현 추념 공간 눈에 안 띄어

새 문화관에 전몰 동문 공간 제대로 만들자
현 추념 공간 눈에 안 띄어



현충일을 하루 앞둔 6월 5일 유홍림 총장 등 모교 보직자들이 모교 문화관 전몰비 앞에서 추모 행사를 가졌다. 문화관 전몰비엔 모교 재학 중 참전해 전사한 29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모교는 개교 50주년인 1996년 ‘서울대학교 재학생 한국전쟁 참전 전몰자비’를 제막하고 전몰 동문들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이후 매년 현충일을 즈음해 총장과 보직교수가 학내 추모비를 찾은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도 유홍림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 40여 명이 검은 정장에 흰 장갑 차림으로 이른 오전부터 관악캠퍼스 문화관 대강당 로비를 찾았다.

이들은 로비 벽면에 걸린 전몰동문추모비 앞에서 헌화한 뒤 사회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비문을 낭독하는 동안 묵념하며 전몰 동문을 추모했다.

추모비에는 6·25 전쟁에서 산화한 서울대 재학생 29명의 이름, 생몰 일자, 학과, 학년을 기록한 명단과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문이 새겨져 있다.

모교가 지금까지 학적부, 제적등본, 유족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 확인한 전몰 동문의 수는 29명이다. 전쟁 중 전사한 서울대생은 확인된 29명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사자와 재학생 신원을 교차로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지(447호, 495호)를 통해 10여 명의 재학생 전몰자 명단이 추가로 밝혀졌지만, 언제쯤 공식적인 전몰자 명단에 등재될지는 알 수 없다.

모교는 2026년 문화관 재건축을 목표로 모금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6년 문화관이 새로 지어지면 모교의 새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몰자비는 초라한 감이 없지 않다. 대강당 벽면 한 곳에 새겨있어 관심 두고 보지 않으면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하버드대 메모리얼 교회 전몰자비, 프린스턴대 본관 전몰자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새롭게 지어지는 문화관 한복판에 새로 발굴된 전몰자가 포함된 넉넉한 추념 공간이 들어설 수 있을까. 본부 측의 의지와 여기에 뜻을 더하는 동문이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학원동창회장 때 ‘6·25와 서울대인’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 최종고(법학66-70) 모교 명예교수는 “서울대가 민족의 대학이라고 자부해왔고 그것을 기초로 세계 속의 명문대학으로 위상을 유지해나가려면 캠퍼스에 들어와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며 “본부 측이 강한 의지를 갖고 전몰자비 공간 마련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