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91호 2019년 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특별인터뷰: 백혈병·소아암 이겨낸 신입생·졸업생·교수 3인

의대 신입생 김지명 씨, 의대 졸업하는 김도원 동문, 서상우 모교 공대 교수
백혈병·소아암 이겨낸 신입생·졸업생·교수 3인


김지명 씨의 의대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서상우 모교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사진 가운데)와 김도원(오른쪽) 모교 의대 졸업생이 연건캠퍼스 의대 본관 앞에 모였다.



백혈병을 이겨내고 서울대 의대 정시에 수석 합격한 김지명 씨, 소아암을 극복하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는 김도원 동문, 역시 소아암 환자에서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가 된 서상우 교수, 특별한 이들 3인의 만남이 지난 1월 29일 대학로 진아춘에서 이뤄졌다. 김지명 씨와의 인터뷰는 진아춘 만남 이후 진행된 것이다.

이날 모임은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장을 역임한 신희영(의학74-80) 연구부총장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김지명 씨를 비롯해 김도원 동문, 서상우 교수가 모두 신 부총장의 환자였던 것. 신 부총장은 김지명 씨가 수능 만점을 받아 모교 의대에 합격한 것을 격려하고 싶어 환자 선배들인 이들을 불렀다.

신희영 부총장은 “보통 고3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 이후에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오는데 지명이는 수능 전에 와서 ‘얘가 시험을 포기했나’ 싶어 야단을 쳤다”며 “이렇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인턴 면접을 한 시간 앞두고 자리한 김도원 동문은 김지명 씨를 위해 조언해달라는 부탁에 “시험 기간에 밤을 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체력 관리를 잘 해 두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동문은 “관악캠퍼스에서 2년 동안 생활하게 될 텐데, 뜻이 있다면 중앙동아리 활동도 하고 타과 친구들과 많이 교류할 수 있는 교양 과목을 들어 교우 관계를 넓히면 좋겠다”면서 “연건캠퍼스로 돌아오면 의대생 외 교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예과 2년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술, 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서상우 교수는 “서울대에 부임했을 때 시니어 교수님들이 술을 좋아하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는데 신 부총장님이 마셔도 아무 문제없다고 하셔서 걱정 없이 즐기고 있다”고 했다. 김도원 동문도 적당히 음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에 수긍했다.

이성 교제와 관련해 김도원 동문은 “여자친구가 소아암 병력을 다 알고 있다. 과거 병력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서상우 교수는 “여자친구보다는 여자친구의 부모님이 약간의 걱정은 할 수 있다”며 “연애할 때 장인·장모님도 처음부터 반기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현재 두 아들의 아빠다.

신희영 부총장은 “소아암은 유전되는 것도 아니고 감기와 다를 게 없다”며 “연애할 때 문제가 될 것 같다면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소아암 완치 후 결혼한 사람들의 자녀 유전자를 검사해서 아무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줄 계획이다. 현재 그와 왕래하는 자녀를 가진 완치자가 50명 정도 되는데 그중 자녀가 3명인 사람도 서너 명 된다고 했다.

한 시간 가량의 식사를 마친 이들은 서울대 의대 본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 촬영을 했다. 신 부총장은 이들 3인에게 정성껏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전달했다.

모임에 함께했던 백혈병재단의 한 관계자는 “지명 씨의 합격 소식이 백혈병, 소아암 환우 부모들에게 큰 힘과 희망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 계신 세 분 소식까지 더해지면 희망이 세 배, 네 배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신희영 부총장은 “올해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 개원 20주년을 맞아 희망찬 메시지를 더 많이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별인터뷰: 서울대 병원서 백혈병 진단 받았는데, 의대 정시 수석 합격했어요>에서 계속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