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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호 2018년 11월] 뉴스 모교소식

“뉴트로·나나랜드…트렌드 읽으면 ‘돼지꿈’ 현실로”

김난도 교수, 2019년 트렌드 발표








해마다 이맘때면 각계의 주목을 받는 모교 기관이 있다. 김난도(사법82-86) 모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이끄는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다. 다음 해의 소비 흐름을 미리 예상해 ‘트렌드 코리아’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는 김 교수가 2019년 키워드를 ‘돼지꿈(PIGGY DREAM)’으로 선정했다. 돼지띠 해에 맞춰 10가지 세부 트렌드 키워드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지난 10월 26일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9’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기해년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두기를 바라며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포 마켓’, ‘뉴트로’ 등 세부 키워드는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아울렀다.


첫 번째 세부 키워드는 ‘콘셉팅’이다. 김 교수는 ‘살아남으려면 콘셉트를 연출하라’고 역설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품질, 브랜드보다 확실한 콘셉트가 있는지, 나와 맞는 콘셉트인지를 따진다는 것이다.


‘세포 마켓’은 1인 마켓을 생명의 기본 단위에 빗댄 말이다. 개인 SNS를 통해 물건을 파는 경우나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이 좋은 예다. 지금은 전체 유통시장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트로’는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과거를 재현하는 ‘레트로’와는 다르다. 젊은 세대는 겪어본 적 없는 옛것에서 향수보다 신선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미 80~90년대를 재해석한 패션·디자인 제품과 문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다소 서글픈 현실을 반영한 키워드도 있다. 극심한 기상이변 등 환경오염의 여파를 직면한 탓에 ‘필(必)환경시대’ 소비자들에게 환경보호는 생존의 측면이 강하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나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 선호가 한 예다. ‘감정대리인’은 감정 표현조차 누군가 대신해준다는 의미다. 자신의 표정과 말 대신 감정 표현이 적힌 이모티콘과 문구 등 ‘감정을 구매’한다.


‘데이터 인텔리전스’는 무엇을 입고 먹을지 데이터에 따라 결정한다는 의미의 새로운 의사결정 패러다임이다. 개인의 소비 행태를 데이터로 추적하는 산업이 발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멜레존’은 기업과 카페가 결합된 형태처럼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공간 활용법이다.


‘밀레니얼 가족’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80년대 생이 형성하는 새로운 가족 풍속도다. 가정을 이루게 된 이 세대는 어머니의 희생과 같은 전통적 가족관을 거부하고 ‘행복 공간’으로서의 가정을 추구한다. 로봇청소기와 식기세척기, 빨래건조기 등의 가전이 이들의 성향을 잘 나타낸다.


 ‘나나랜드’의 소비자들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중시한다. 체형에 상관없이 자신의 몸을 긍정하는 캠페인이나 성 역할의 금기를 깨는 소비 등이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존중 받는 소비자가 되려면 ‘매너’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올해 주52시간 근무와 최저임금 등 노동의 양적인 측면에 주목했다면 내년엔 고객과의 관계와 같은 노동의 질이 중요해진다는 전망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사업 계획과 상품 개발을 하려는 개인과 기업의 주목을 받아왔다. 2018년 키워드로 제시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는 올해 수없이 회자됐다.